일상의 하드보일 원더랜드
'국경의 터널을 빠져나가니, 설국이었다.'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첫 문장이다. 언젠가 아버지가 그 소설을 아느냐며 이야기해주셨다.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이었는데도 무언가 가슴이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지금 아버지는 곁에 안 계시지만, 그 문장은 가슴에 남아있다. 며칠 전 도서관에서 <설국>을 빌렸다. 사람마다 각자 글에서 받는 감정과 생각은 다르겠지만, 어느 부분에서 마치 다른 파장이 만나며 동일한 파형을 이루듯 공유가 일어난다. 문득 아버지의 과거 시절 그 아련한 기억의 일부가되어 함께 숨쉬는 기분을 느꼈다.
'국경의 터널을 빠져나가니, 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