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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키트 localkit Jun 26. 2024

나로서 있는 로컬 : 카페 선일&카인드워크

연세대학교 워크스테이션 매거진 팀 ‘로컬키트(local.kit)’ 소속 ‘로그인’의 기사입니다.

팀명 ‘로그인’은,  ‘~안에서 자라는’의 뜻을 지닌 영어 표현인 ‘grow in’ 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서 독창적인 삶을 개척해나가며 성장하는 청년들을 향한 응원의 뜻이 담긴 팀명입니다.

지금부터 이들의 삶에 로그인 팀과 함께, 로그인.

 

 도전의 장소, 로컬. 사람들은 이제 목적지를 입력하는 대로 내비게이션이 알려 주는 정해진 길을 따라가지 않고, 다시 지도를 보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다. 그리고 그 길을 앞장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로컬 크리에이터다.


 그렇다면 누가 로컬 크리에이터인가? 무엇이 로컬 크리에이터를 만드는가?


 로컬키트가 만난 문경의 카페 선일&카인드워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Topic 1. 카페 선일과 카인드워크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황선일입니다. 카페 선일과 카인드워크 운영하고 있고 그냥 평생 여기 살았어요.


 카페를 열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원래 좀 하고 싶었던 직종이기도 한데 그냥 좀 무턱대고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카페라기보다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공간이라고 하니, 카페 선일이나 카인드워크나 인테리어가 눈에 띄어요. 어떤 의도로 공간을 구성하셨나요?

  첫째 카페 선일을 차릴 때는 일단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크게 손님들한테 무슨 컨셉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아니고 그냥 그 동네의 모습 그대로 톤 앤 매너를 맞춰서 인테리어를 했어요. 그런데 손님들이 오시더니 컨셉이 독특하다고 말해주시더라고요. 의도하지 않고 그냥 우리네 삶을 보여준건데 레트로라는 명칭이 붙여진 거죠. 그럼 이 컨셉을 살려보자. 조금 더 힘을 줘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소품도 몇 개 더 들이고 친구 할머니집 가서 받아오고 누가 버린 것들 주워 넣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레트로 붐이 온거죠.

 그다음 여기 2호점을 열 때는 레트로라는 느낌을 이어서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여기 건물은 새 건물이니까 카페 선일이랑 비슷한 연출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카페 선일은 한국적인 레트로, 카인드워크는 유럽의 레트로. 이렇게 구성했죠. 목수분 한 분이랑 저랑 여기를 다 칠했어요. 저기 걸려 있는 포스터들도 다 의미가 있어요. 메인으로 걸려 있는 저 액자는 여기 모습을 그린 거고요, 1호점인 카페 선일도 저기 있어요.



처음 카페를 열었을 때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처음에는 말했던 것처럼 생각해 놓던 게 별로 없어서 되는 대로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냥 잘 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동네에서는 조금 특이한 사람으로 취급을 받긴 했죠. 그렇지만 다시 말하면 처음부터 관심도가 높았다고 볼 수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 손님들도 많이 오셨어요. 그래서 같이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색깔이 확실하다 보니 아무나 쓰기는 어렵고 어느 정도 카페와의 결이 맞는 친구가 필요했죠. 그런 사람을 구하기 좀 어려웠는데, 친누나가 회사를 그만두고 디저트 파트를 맡아줘서 시작하게 됐어요.


카페의 손님들은 주로 어떤 분들이신가요?

 카인드워크는 이 근처 동네 분들이 많이 오시고요, 카페 선일 같은 경우는 거의 전국 단위로 오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알고 오시는지 모르겠어요. 저희도 궁금해요. 저희가 처음에는 인스타로 광고를 많이 했었어요. 오픈하고 마감할 때 글 올리고. 그러다가 방송에 한 번 나갔었어요. 그 다음부터 연령층도 엄청 넓어졌어요. 그리고 여기가 문경 새재라는 관광 인프라가 있으니까 다양하게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에피소드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이 질문을 받으면 매번 얘기하는 한 분이 있어요. 일본 사람이에요. 21살이었나,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그런 소녀였어요. 그런데 할머니 집이 문경에 있대요. 겨울 쯤 와서 할머니 집에 한 한 달 정도 있겠다고 왔어요. 그때 저희 카페를 거의 매일 같이 왔죠. 그런데 한 날은 자기 생일인데 친구가 여기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한테 크리스마스 날에 와서 손 편지를 써서 자기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줄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냥 생일 파티를 우리랑 같이하자 해서 동네 친구들, 저희 친구들 다 같이 모아서 파티를 했죠. 


이곳 외에도 문경의 사람들이 여가를 즐길 만한 공간이나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공원이나 자연환경들이 도시보다 확실히 더 잘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캠핑도 많이 하시고 산행도 많이 하시고. 그런데 콘텐츠가 다양하지는 않죠. 외지인들이 좀 들어와야 하죠.



Topic 2. 로컬 크리에이터



문경의 콘텐츠라고 하니, 카페 외적으로도 문경과 관련해서 로컬 크리에이터로 유명하시잖아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저랑 제 친구들 중에는 예술을 하는 친구들이 되게 많았어요. 음향 장비 세팅이 가능하거나 영상을 하거나 그래픽 디자인을 하거나. 그런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테마파크에서 인디 밴드를 모아서 문경시랑 함께 축제를 열어봤죠.

 또 저희 자체적으로도 플리마켓이나 소공연을 열고 있어요. 동네에 어르신들을 위해서 식사대접도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었어요. 현재는 이 프로그램을 지원 사업을 받아서 근방에 유치원이었던 건물들을 활용해보는 방안으로 쭉 이어가려고 하고 있고요. 많이 시도해보는 편이에요.


로컬 브랜드의 역할이란 무엇일까요? 로컬 브랜드를 운영하시면서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있으신가요?

 여기는 문화적인 경험들이 적잖아요, 접하기도 되게 어렵고요. 그런데 저희는 나가면서 일부러 더 보고 오고, 아니면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돌아온 거기 때문에 비교적 콘텐츠가 있죠. 이렇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사이트를 여기 있는 지역민들이나 우리 손님들에게 내어주는 게 목표이죠.


그렇다면 예비 로컬 브랜드 크리에이터들한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실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명칭이 직업이 아니잖아요. 월급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 부와 명예가 따르지 않아요. 그걸 명심하고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나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서울권으로 나갈 계획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20-30대들 대상으로 아지트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다른 분들 호응은 그럼 어떨까하고 궁금증이 점차 점차 생겨서 여기를 만들었어요. 저한테 문경이라는 곳은 실험하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다른 카페 사업하시는 분들도 보면 제주도에서 시작해서 많이들 서울로 올라가시잖아요. 사람들이 제주도를 선택하시는 이유는 현실적인 인건비나 임대료나 이런 것들도 있겠지만 저는 다양한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도시라 그런 것 같아요. 문경도 저는 똑같다고 생각해요. 관광 인프라가 좀 단단한 편이기 때문에 모든 연령층이 오실 수 있거든요. 문경이라는 곳이 갖고 있는 콘텐츠나 인프라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고 그게 지금 고점을 찍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사실 카페 선일을 정리하자라고 했어요. 그래서 서울로 갈까, 대구로 갈까, 아니면 온라인으로 해서 고급, 프리미엄 라인으로 백화점에 팝업처럼 진할까...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문경의 매력이란?

 여름 같은 경우에 집 앞에 나가서 계곡 가서 고기 구워 먹고, 저녁에 별 보고 그런 것들이 있죠. 이런 것들은 도시권에서는 누리기 어렵잖아요. 저희는 사실 별 보여도 그냥 별이구나 하늘이 맑구나 이 정도인데 타지 분들은 그런 순간순간들을 되게 행복해하시더라고요. 그런 집 앞에 있는 것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어요.



 로컬, 내가 사는 지역,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곳. 그저 내가 몸담은 공간을 사랑하고 꾸밈없이 나를 드러냈을 뿐인데,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 나는 로컬 크리에이터다.


 카페 선일의 새로운 도전과 모든 로컬 크리에이터의 시작을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글·사진: <local.kit> 오지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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