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로컬키트의 행선지는 강릉입니다. KTX를 타고 두 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그곳에서, 도시의 삶과 문화를 ‘리프레임’의 시선으로 들여다보았습니다. 우리 팀의 주제어인 ‘리프레임, 강릉의 가능성을 딛고 서다’에는 보이는 것 이상의 강릉을 바라보자는 다짐이 담겨 있습니다. 초당 순두부, 장칼국수, 감자 옹심이, 단오제 등 강릉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그런 단어를 넘어 다른 언어로 강릉을 정의해 보려 합니다. 강릉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사람들이 만들어 오고 만들어 갈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고자 합니다.
시작은 강릉의 커피 문화를 이끄는 브랜드와의 만남을 기록한 글입니다. 웨이크블루와 커피커퍼 대표님들과의 인터뷰는 강릉의 커피 문화가 결국 사람에서 출발했음을 보여줍니다. 이어지는 신영극장과 이스트씨네에 관한 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정동진초등학교를 무대로 하는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수많은 봉사자와 지역 주민, 관계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입니다.
세 번째 글에서는 강릉에 사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봅니다. 무엇이 당신을 강릉에 정착하게 했는지 묻고, 그들의 삶을 통해 강릉을 바라봅니다. 마지막 글은 올봄 열린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의 ‘있는 없는’ 워크숍을 다뤘습니다. 이 글에서는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깨비’와 같은 존재들을 통해 강릉의 전통을 예술 속에 녹여냅니다.
우리는 로컬을 수도권의 라이프스타일이 포착하지 못하는 차이가 있는 공간으로 바라봅니다. 더불어 이 차이가 드러내는 이야기들이 다양한 방식의 새로운 삶을 상상할 여지를 남겨 둔다고 믿습니다. 강릉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릉의 고유한 문화 자원이 만들어내는 라이프스타일이 분명 존재합니다. 지면을 통해 ‘이런 삶도 있다’, ‘이런 삶도 괜찮다’는 목소리를 들려드리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주석은 대개 부수적인 것입니다. 본문에 대한 설명이지만 본문에 속하지 않는 추가적인 정보이며, 글의 여백을 차지합니다.* 주석이 글의 핵심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기에 꼭 읽지 않아도 글 이해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개념에는 여백이 꼭 필요합니다. 길잡이가 되어 주고 보충 설명을 제공할 다양한 관점과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강릉에 그런 주석을 달고자 합니다. 다 알 수는 없지만, 분명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하며 말이죠. 이 기록이 강릉이 가진 기존 서사를 존중하며 작은 시선을 보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마 그 주석은 이렇게 시작할 것입니다.
“2025년 3월 말, 로컬키트는 강릉을 방문했다. 그리고 우리가 본 것은…”
*이다솜 외 5명, 펨텍톡 5호 Unlableable Senses, 2024.09.06, 8쪽
글: <local.kit in 강릉> 이다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