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는 사람들은 왜 부자가 못될까?
1. 부자가 되고 싶어서 배를 탔다.
항해사로 타다보면 선장이 될 수 있고, 선장으로 타다보면 도선사가 될 수도 있으니 그렇게만 되면 부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꼭 도선사가 못 되어도 선장만 되어도 아니 배만 타도 부자가 될 줄 알았다.
자본주의를 잘 몰랐던 나에게 "배를 탄다"="부자가 된다" 였다.
그런데 배를 타면 돈은 많이 벌 수 있을지언정 부자가 되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배타는 사람들 중에 소위 말하는 강남 부자들은 드물었다.
그 많은 돈들은 어디로 갔을까?
특히나 당시 우리 집은 연년생인 친오빠와 내가 동시에 배를 탔는데도 집안 사정이 도무지 나아지질 않았다.
통장에 돈은 분명 쌓이고 있긴 했는데 뭔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돈을 많이 번다고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2. 소득은 돈을 벌기 위한 최소 요건일 뿐이었다.
소득이 높으면 당연히 좋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돈은 버는 것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었다.
공무원 사회에 들어온 후에 놀랐던 것은 은퇴할 때 보면 결국 공무원 선배님들이 배를 계속 타던 동기들에 비해 자산이 더 많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도대체 그 박봉으로 어떻게 가능한가 싶었지만, 뱃사람들은 대체로 돈 관리를 못했다.
뱃사람들은 돈을 투자할 때 코인이나 동전주 등 위험 감수를 많이 했다.
그래서 크게 성공도 하지만 크게 망하기도 잘했다.
그러다보니 안전하게 돈 관리를 하는 공무원 선배님들이 자산을 좀 더 잘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스스로 번 돈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주위의 수많은 적들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3. 지금은 경제의 시대다.
그래서 싫어도 경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경제의 시대란 어떤 시대인가?
전쟁의 시대는 힘이 세고 강하면 이겼지만,
경제의 시대는 이득을 주면 이긴다.
즉 '이득을 주는 게임'의 시대다.
- 부자의 관점, 사이토 히토리
4.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고깃집·술집·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그들의 이기심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돈을 벌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 그것들을 만들어 판다.
이기심으로 시작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익을 안겨준다.
이렇듯 자본주의 시대는 윈윈 게임을 해야 한다.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타인에게 이득을 주는 게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경제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도덕이나 정에 호소하는 잘못된 지식에 빠지기 쉽다.
그게 경제 공부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