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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세스 Aug 01. 2023

2000만+ 다운로드 게임은 어떤 업데이트를 할까?

LiveOps(라이브서비스) 방향성 찾기

대부분 게임을 런칭한 후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하는 것에 열을 올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 90%에 해당하는 유저들은 준비된 마지막 컨텐츠까지 쉽게 도달하지 못한다.


우선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내가 이때까지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하며 얻은 경험이다. 내가 만든 게임들은 대부분 스테이지형태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좀 더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하기 쉬웠다.


우리 개발자들은 지레 겁을 먹는다. "유저가 컨텐츠의 마지막까지 도달하면 어떡하지?", "리뷰에 벌써 다음 스테이지 언제 나오냐고 달리기 시작했는데?"라고 하면서 말이다.


물론, 마지막까지 도달한 유저들은 매우 감사한 존재이고 그들을 위한 컨텐츠도 준비해야겠지만,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유저가 훨씬 많다는 것을 더욱 크게 생각하고 LiveOps(라이브서비스)를 전개해야 한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엔드 컨텐츠까지 도달한 유저보다 신규로 유입되는 유저가 더 많고, 장르마다 특성이 다르겠지만 캐주얼 게임의 경우 엔드 컨텐츠까지 도달한 유저들의 과금보다 신규로 유입된 유저들의 초반 과금이 더 많은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마지막까지 도달한 유저들은 끝까지 갔다고 해서 바로 떠나지 않는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그럼 어떤 LiveOps를 진행해야 할까?



유저들의 이탈을 막는 업데이트를 최우선 순위로 진행한다


생각보다 유저들은 이 게임의 재미를 알기도 전에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만든 게임이 아무리 재미있더라도 재미를 느끼는 지점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쉽게 이탈한다는 것이다.





약간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고양이스낵바의 퍼널을 예시로 들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여기에서 말하는 퍼널이란 간단히 말해서, 유저들이 게임에 첫 진입 후 어느 부분에서 이탈하는지 확인하는 유저 행동 추적 방식이다.)




스테이지 1, 업그레이드 번호 1에 해당하는 행을 보면 (편의를 위해 1-1이라고 명명), 클리어 비율이 100%로 보인다. 첫 스테이지에서 첫 번째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유저를 첫 시작 인원으로 설정했다.




이어서 확인해 보자.

1-1에서 1-2로 가는 동안 약 6%의 유저가 이탈했고

1-2, 1-4, 1-5로 가는 동안 약 4%, 5% 유저가 이탈했다. (1-3은 쓰이지 않는 번호라 제외)


그리고, 별도로 표시해 둔 부분이 중요한데 1-5에서 2-2로 가는 동안 약 11%의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어느 구간에서 큰 이탈이 발생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




방금 전 큰 이탈이 발생하는 부분을 설명했다. 사실 이 지표는 오래된 퍼널이 아니다. 바로 미국 기준 어제 고양이스낵바를 설치한 유저들이다. 저렇게 큰 이탈이 발생하는 이유를 우리는 알고 있다. 1-5에서 2-2로 간다는 것은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새로운 스테이지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분이 유저들이 느끼기엔 열심히 일구어 놓은 1 스테이지를 리셋해 버리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것이 상실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혹은 이 게임 한 사이클 돌아봤더니 내 스타일이 아니네라고 하거나?)


사실 아직까지 한 번도 이렇게 스테이지를 리셋하는 게임 형태에서 완벽하게 이탈을 잡아본 적이 없다. 조금씩 줄여가는 형태로 효과를 보기는 했지만 말이다.




본론으로 돌아가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어떤 업데이트를 할 것인가?" 그것에 대한 답은 바로, 유저들이 제대로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그 지점까지 자연스럽게 보내주는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은 각 게임마다 너무나 다를 것이기 때문에 명쾌한 답을 내기 어렵지만, 어느 부분에서 이탈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 게임을 제작한 사람이 유추해서 보완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예를 들어 게임의 재미를 느끼는 부분까지 업데이트를 통해 어느 정도 이탈 없이 유저를 보냈다면 말이다.


그럼 또 우리 게임의 취약점을 찾아보면 된다. 나는 우리 게임의 취약점을 경쟁게임과의 비교를 통해 파악해 나갔다.


좌측 : 사용자 당 유지시간 (사용자당 총 플레이 시간) / 우측 : 세션 지속시간 (앱을 한 번 열고 유지하는 시간)

자세히 보면 6월 22일 기준 고양이스낵바의 플레이 시간은 다른 게임들에 비해 처참할 정도로 낮은 상태였다. 사용자 당 유지시간은 22분, 세션 지속시간은 약 4분 정도였다.




우리는 위와 같이 게임 플레이타임이 현저하게 낮은 것을 확인했고, 그에 맞추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6월 지표와 비교해 보았을 때 7월의 지표에서

사용자 플레이 타임이 22% 증가되었고
평균 세션타임도 25% 증가되었다.

우리가 업데이트로 진행한 것은 스테이지의 난이도 하락이었다. 스테이지 난이도 하락을 업데이트 요소로 선정한 것은, 우리의 경쟁게임인 Eatventure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알아낸 것이다.


교차하여 플레이를 진행해 보니 실제로 Eatventure의 스테이지 난이도가 고양이스낵바보다 훨씬 쉬운 것을 발견했고, 난이도가 높은 것은 단순히 어려워서 게임을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 컨텐츠 업그레이드 텀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주 쉽게 이야기를 하자면, 동일한 스테이지를 기준으로 Eatventure에서는 1개의 요리를 서빙하면 세 번의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고, 고양이 스낵바는 1개의 요리를 서빙하면 한 번 정도만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위 내용은 쉽게 말하기 위한 예시이긴 했지만, 이런 부분들이 실제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판단했고 그에 맞춘 난이도 하락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이다.




내가 이번 글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앞서 이야기 한 내용들과 다르지 않다. 내 생각을 기준으로 부족하거나, 괜찮다는 것을 파악하지 않고 시장에 있는 게임들과 비교하여 우리 게임에 실제로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여러 개의 게임을 서비스해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기준을 세우지 않고 LiveOps를 진행했을 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경우가 매우 적었다.




나는 단순히 비교 분석에 끝나지 않고, 고양이스낵바에서 풀지 못한 숙제들을 신작에 녹여내려 하고 있다. 고양이 스낵바에 이미 적용되어 쉽게 변경하기 어려운 코스튬 시스템을 새로운 게임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기 위해 또 다른 레퍼런스 게임을 참고하여 잘 어울리게끔 재단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며, 곧 그 결과물들이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런칭될 예정이다.


좋았던 것은 최대한 가져가고 아쉬운 점들은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어 이다음 게임은 좀 더 완벽하게 만들어 내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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