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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 Jan 13. 2024

우울장애인의 겨울나기



겨울이다.

서늘한 바람이 나를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몸에 살얼음이 생기는 듯하다.

내 손끝이 너무 차가워서 주먹을 쥘 때마다 깜짝 놀라게 된다.

온기가 가득한 이불속은 '따듯함'이라는 원초적인 온도에 감사를 느끼게 한다.

따듯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따듯함을 잃을까 봐 불안하다.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

따듯한 이불속에서도 몸을 더 웅크려본다.

따듯했으면 좋겠다.

따듯함이 마음속 깊이 전해져서 서늘한 곳 하나 없이 모든 곳이 따듯해졌으면 좋겠다.



가만히 있어도 드는 생각들에 눈물이 난다.

나는 왜 살아 있을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삶에 방황하고

살고 싶은 사람은 죽음에 반항한다.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억울하고 비참하고 쓸쓸하다.

이불 밖 서늘함이 나의 감정마저 매섭게 만드는 것일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존재하고 있다.

존재하는 것이 괴롭다.

추위를 느끼는 것이 곤욕스럽다.

추위에 강해져야만 하는 사실에 힘이 빠진다.

나는 추위에 이길 힘이 없다.

따듯한 이불속에서도 마음이 춥다.

아직 온기가 마음속에 다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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