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렇게 며칠 낯선 여행지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나고 즐기며
오래간만에 신나 있었다.
하지만 그 신남도 오래가지 않았다.
떠나기 전날과 그 주간에 있었던
직장에서의 문제들이
다시 머릿속에 떠다니기 시작했다.
부정적인 문장들은.
잠시 방심했던 사이를 파고 들어왔다.
나를 잠식시켜 버렸다.
눈물이 나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알 수 없는 일들이 내 삶에 자꾸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나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이상한 타인의 행동과 말투, 그건 어떤 의미였을지 내가 무슨 잘못을 그들에게 저질러서 그런 일이 생겼는지 묻고, 또 묻는다.
계속되는 질문에도 어떠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 속에서 멀고 낯선 땅에서도 알 수 없는 타인의 의도에 치우쳐 있는 나 자신에게 몸서리치게 화가 났다.
도대체 나란 인간은 왜!!!
모든 걸 잊고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 떠나왔지만, 아직도 떠나오지 못한 생각의 굴레에서. 검은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내 모습이 지겨웠다.
우울은 언제까지 나를 따라다닐 것인가?
이러다가 죽을 때까지 따라오는 건 아닌가?
두려움이 온몸을 에워쌌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수많은 생각을 하고
하염없이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을 생각하고
고민을 반복하는 것이
’나’라는 존재인지도 모르는데
이런 나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하면
또 다른 측면으로 생각을
하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