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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해영 Dec 20. 2023

회사생활 설명서, 착함과 악함
(손빈방연 설화)

회사에 취직한 후 조직원으로 상당기간 생활해 나감이 일반적인 우리의 삶의 형태이다. 이때의 생활모습을 착함과 악함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나의 회사생활 경험치를 평가의 잣대로 들이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못할 것 같기도 하다.      


착함과 악함을 어떻게 구분하지?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게 나눌 수 있는가? 그렇지만 조직원 생활을 하다 보면 착함•착한 사람과 악함•나쁜 사람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다.     


과거 직장생활을 할 때를 되돌아보면 좀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있는데 착한 성품으로 성실하게 일을 하는데 성과를 제대로 못 받으며 오히려 약삭빠른 사람이 과실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고 오히려 이런 사람은 종종 억울함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나는 성장기에 사람의 마음은 선하여 착한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때 내 주위에서  나쁘다고 지칭되는 사람이 있었으나, 착한 사람과는 별개의 존재였다. 더 나아가 이런 나쁜 사람은 매우 적으며 만일 많았다면 세상은 이미 망하여 버렸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다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특정인들과 업무 관계를 맺으며 많은 시간을 서로  가까이서 보내다 보니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별도로 있는지에 의문이 들었다. 표현이 다를 수 있지만 대다수가 수긍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즉 문제가 생겼을 때 순간의 재치로 위기를 넘기는 사람,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을 다른 동료에게 넘겨버리는 사람, 자기 일을 잘 포장하여 성과를 부풀릴 줄 아는 사람 등과 그저 성실함을 제외하고는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 묵묵히 일은 하나 돌발상황에 대처를 못해 피해를 가져오는 사람, 자기 일도 제대로 포장 못하는 사람 등이다.  또 상황에 따라 한 사람이 양쪽 성격의 일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둘의 관계를 예시하는 설화를 보자.   




 

손빈과 방연설화


손빈(중국 전국시대 중기의 뛰어난 군사 전략가, 손자병법의 공통 저자)과 방연(전국시대 최강국인 위나라 대장군)이 귀곡선생에게 공부를 하는데 하루는 선생이 숙제를 냈다. “방안에 있는 나를 밖으로 나가게 하면 큰상을 줄 거다,”


방연 “집에 불을 내면 뜨거워서 나갑니다.” 왜 아무 말이 없냐는 선생의 말에 손빈은

“의견 없습니다. 다만 밖에 있는 선생님을 방안으로 청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자 선생은 밖으로 나간 후 방 안으로 들여보내 봐라 하니까,


“이미 의견을 냈습니다. 밖으로 나왔잖습니까? 어! 저 놈 한데 속았네.”     


방연이 먼저 떠나고 손빈도 공부를 마치고 떠날 때 선생은 과거를 보지 말라 했다, 음부경(도교 경전)을 주면서 마지막 장의 손바닥 그림에 제(齊) 자를 쓰고 발바닥 그림에 풍(風) 자 비(飛) 자 써주고  미친 체 날뛰라 하였다.   

   

손빈은 먼저 장군 벼슬을 하는 방연을 취직 차 찾아갔으나 재주가 손빈에 못 미쳐 본인의 자리를 위험 받을 까봐 손빈을 모함하여 빠져 무릎이 잘리고 옥에 갇히게 하였다. 그러자 선생의 말이 생각나서 옥중에서 미치광이처럼 일어나서 쓰러지고 또 쓰러지는 그런 행동을 반복하였다.      


보고를 받은 방연은 “이제 내버려 둬도 되겠다”하고 죽이지 않고 풀어줬다. 손빈은 미치광이 거지 행세를 하면서 밥을 빌어 먹으며 살아갔다. 이를 본 제나라 사람이 관상을 보니 머리 좋고 쓸만하다 여겨 제나라로 데리고 갔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방연이 군대를 이끌고 공격해 오자 도울 사람을 구하는데 방연이 무서워서 지원자가 없었으나 손빈이 나서서  돕겠다고 하였다.     


손빈은 방연의 군대와 직접 싸우면 이기기 어려우니 역으로 방연이 군대를 이끌고 떠난 나라의 수도를 치자고 하였다. 그러면 방연이 되돌아오다 지칠 것이다. 그때 싸우자 하였다. 그러나 방연의 용맹함을 보더니 “저놈과 마주 붙으면 우리 다 죽으니 후퇴합시다.” 하고  도망을 치자 방연이 뒤따랐다.


손빈은 방연의 군대가 지쳐서 잠을 자려는 곳에 미리 큰 나무를 깎아서 글을 쓰고 주변에 복병을 두었다. 


“이나무 아래서 방연 죽으리라.”    

 

방연은 나무에 희뿌연 것이 있어 자세히 보려고 횃불을 가까이 대니 그 불을 향해 손빈의 군대가 일제히 활을 쏘았다. 방연이 화살을 맞고 말하길 “어리석은 손빈이  이제 이름나게 되었다”하고 머리를 베어 죽어 버렸다





          

위의 설화에서 손빈은 착한 사람이고 방연은 악인으로 구분된다. 하나 실제 생활에서 구분이 가능할까? 머리로는 손빈처람 생각하나 실제 행동에서는 방연 처럼 하는 경우도 많다. 


다른 사람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내가 피해를 당하면 이때 착함과 나쁨의 구분이 되는 것 아날까? 어떨 땐 선한 사람이 되고 어떨 때 악한 사람이 되는가.     


 특출 난 재능이 없는데 남들만큼 칭찬받고 출세하고 싶은 마음은 자기의 분수도 모르는 나쁜 것일까?  이럴 때 경쟁자나 동료를 시기 질투함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나와 별 차이가 없는 재주임에도 나보다 출세한자를 불편하게 바라봄은 악한 것인가?


악함은 의도적 행동 일 수도 있으나, 나의 욕심에 따른 행동의 과정에서 초래된 결과 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조직 내에서 생존과 출세를 위해 살아가다 보면 원치 않는 죄를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조직을 떠나 자유인이 된 지금의 나는 선한 마음과 행동으로 살아갈 수 있겠지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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