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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히 Aug 23. 2024

1.입사

회사는 까봐야 안다.

바라왔던 일이 눈앞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은 살아가며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쉽지 않기에 그 순간이 이루어질 때 순수하게 기쁠 수 있겠지요.      


때는 2010년대 꼭 일해보고 싶었던 곳에서 자격증 찾으러 가다가 입사를 면접을 보고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조금은 어리둥절했지만 그날 하루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흥분해서 잠을 못 잤던 기억이 나네요.      


이 멋진 기억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고 싶다.’라는 것이 저의 마음속 1번이었던 때 평소에 궁금하던 걸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 있느냐.” 며 나무라셨지만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여 “내가 일하는 시간이 좀 더 가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드렸지요.     


물론 여전히 탐탁하지 않게 여기셨지만 이내 그냥 넘어가 주셨습니다. 학생 때부터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봤던 저는 일터에 시체처럼 출근하는 분들을 보며 ‘어른이 되면 다 저렇게 일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계속 가져왔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하고 싶은 일부터 찾아보자고 마음먹었던 저는 생각만 하지 말고 무조건 행동에 옮긴다 마음먹고 조금이라도 궁금하거나 하고 싶으면 일단 시작하였습니다.     


단순하게 접근했습니다. 행동하다 보면 길이 연결되지 않겠느냐 라는 생각이었지요. 각종 학원을 다니며 이것저것 배워보기도 했고, 이때 아니면 언제 외국에 나가 보겠냐며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했습니다.

     

영국은 인종차별이 심하니 가지 말라 권유에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이상한 기질이 발동되어 언어공부를 열심히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예전에 알바를 하였던 곳 사장님께서 전화가 오신 겁니다. 사실 매장이 매출이 안 나와 알바부터 잘리는 바람에 3개월 정도 일을 한 후 다른 곳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oo아 요즘 뭐 하고 지내니?”      


“아 A에 취직하여 일하고 있습니다.”     


“아 그래? 네가 잘 아는 B라는 업체 대표가 사람을 구한다 해서 너 가 생각이 나서 연락을 해봤어, 혹시 면접 볼 생각이 있니?”     


“B업체요????”     


B업체는 당시에 행사에서 굉장히 크게 부스도 참석하던 업체다 보니 설레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가기로 하였습니다.     


‘B업체라니...’     


물론 그 당시 B업체 보다 훨씬 유명한 업체는 여러 곳이 있었지만, 업계 사정을 전혀 모르는 저로 써는 마치 ‘TV에 나오니까 유명한 곳인가 보구나.’처럼 직접 눈으로 본 카페 쇼에서의 모습이 강력하게 각인이 되어있던 지라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며칠 후 B업체 대표가 직접 면접을 보았고, 어떤 이유 때문에 사람을 뽑으려는지 상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좋은 말도 꽤 많이 해주셨는지라 언제까지 일을 정리하고 출근하겠다고 이야기를 끝냈고, 마치 나라는 사람이 꽤 괜찮은 사람이 된 거 같은 느낌을 받아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밖으로 나온 김에 자격증을 찾으러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보였던 모습은 카운터에 발을 걸치고 자고 있는 대표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화들짝 놀라며 “어 왔어요? 어쩐 일이야? 잘 지냈어요?” 반갑게 맞이해 준 대표에게 기분이 좋았던 나는 “대표님 저 B업체에 취직했어요!” 라며 들뜬상태로 대답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대표의 표정이 싹 변하면서 "B~ 업체~~?? “ (정말 딱 저 물결 표시의 뉘앙스 그대~로 말을 했습니다.)라고 하며 본인의 와이프를 부르며 이 친구 면접 좀 보세요!라고 큰 목소리로 말을 하였습니다. (사실 여기가 가족 회사인 건 입사 후 2달 정도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B업체 대표와는 예전에 같이 일하다가 무언가가 안 맞아서 갈라선 사이라고 합니다. 조금은 눈독 들이고 있던 예비 직원을 본인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뺏기기가 싫었던 것일까요.     


얼떨결에 면접을 보게 된 나는 학원에서 일하라는 강력한 권유를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FA가 되는 운동선수들의 기분이 조금은 이런 것일까요 그에 비해 너무도 하찮긴 하지만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구애에 저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습니다.


결과 적으론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대표가 했던 말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였는데.


“뭐든 다 하게 해 줄게 무엇을 원하니?”


 이제 막 이 업계에 발을 들이민 저로서는 “뭐든 다 하게 해 줄게!”라는 말이 너무나도 달콤한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표가 저 정도로 이야기를 하면 시켜주겠지?라는 너무나도 순수한 생각을 하였지요. (근데 사실 곱씹어보면 저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잘못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의욕 넘치게 출근하던 첫날 하루 만에 약속은 사라졌고 저는 회사에서 원하지 않는 서류를 맡게 되었으며, 나 때는 월 30만 원 받으면서 수습을 했다느니, 아침 9시 30분부터 밤 9시 30분까지 일하며 근로계약서에는 3시간 휴게 9시간 근무, 밥값을 아끼기 위해 다 같이 밥을 만들어 먹는 신선한 일의 시작이된 회사에 입사 하게되었습니다.  


순진했던 예전 저의 모습이 웃프네요 역시 회사는 까봐야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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