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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히 Aug 23. 2024

0. 취업 준비

다시 취업준비생이 되었습니다. 출근을 하지 않아 좋은 점 도 있지만 이내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혹시 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남들 다 참는 걸 나만 못 참는 건가 우중충한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며 힘없이 누워있습니다.     


이내 잡생각을 없애보려고 유튜브를 켜보면 요즘 알고리즘에 눈에 띄는 뉴스 기사헤드라인에 자주 보이는 제목들이 있습니다. “일하지 않는 청년, 퇴사하는 mz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쉽게 포기하네, 끊기가 없다. 옛날에 비하면 공부만 하면 되는데 왜 저렀는지 모르겠다.     


언제 뉴스에서 인터뷰 기사가 나왔었는데, 젊은 세대는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기업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 걸 보며 누군가는 배가 불렀다고 하지만, 실제로 뜯어보면 “야근에 주말 출근까지 시키니 누가 그곳에서 일하고 싶냐 반문하고 싶다.”라는 인터뷰.      


신입으로 들어간 곳에 일 못한다고 폭언 욕설에, 면박 주고 뒷 담화 왕따 감정쓰레기통이 되어버려 구직자체가 두렵다는 인터뷰,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대부분 청년들이 생각할 겁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성인이 되니 왜 이렇게 못 하냐 눈을 낮 춰야 하는 거 아니냐. 등등 스스로 생각을 하게는 만들지 않고 조금만 레일에서 벗어나면 이상한 눈치를 주는 그 시선을 이겨내기가 쉽지가 않지요.     


비슷한 문화를 가진 일본에서는 1990년대 경제불황 이후 50대의 자녀를 80세의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었다 합니다. 마치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 같습니다.     


스스로 고민을 한 번도 하지 못하게 해두곤 너희들 탓이다라고 말하니 너무 가혹하기 그지없지 않나요? 역사상 가장 풍족한 물질을 가진 세대일지언정 가장 정신적 압박이 심한 세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좋든 싫든 카드 값은 내야 하고 핸드폰 비며 집세에 생활비에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을 위해 일을 하기도 하고, 본인이 목표하는 바를 위해 일을 하기도 하지요, 목적은 다르지만 모두들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이 환경이라는 부분이 물질적일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 나은 환경일 수 있습니다. 저는 정식적으로 나은 환경을 위해 이직을 택했었습니다. 지금은 퇴사를 선택했군요.      


짜증 나게도 퇴사의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잠도 푹 자게 되고 몸에 염증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식사도 건강하게 하고 조금씩 운동도 시작하였거든요.  되돌아보면 참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런 스트레스를 받아내는가 싶습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조금은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저는 조직생활에 전혀 맞지 않은? 아니 참 못하는 사람임을 알게 된 것이고.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것이 기를 모았다가 한 번씩 터뜨리는 여행이나, 내가 원하는 걸 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낙 스트레스 받으면서 지내다보니 보상을 해야한다는 강박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보니 행복은 어쩌다 한번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 잔잔하고 반복적인 것이 어야 하구나 생각되더군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다시 취업준비를 합니다.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기에 행복하고 싶어서 내가 이루고  싶은것은 위해서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을 알지만, 그냥 내가 이상해서 적응을 못한 거야 다시 적응해 보자 하는 마음, 그래도 이번 회사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등등 복잡한 생각을 끌어안으며 면접을 보러 갑니다.      


이번에는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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