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by Carry

“2차 피해 없게 도와주길”…‘직장내 성폭력’ 판결문에 적힌 당부 | KBS 뉴스



"존경하는 재판장님! […] 판결문은 영구 보존된다고 들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도 볼 수 있고, 판사님은 판결문을 통하여 이야기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본 형사소송에 대한 내용의 진실만을 판결문에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피고인이 본 형사소송 이후의 판결에 따라 또 어떠한 사실과 다른 이야기로 이 과정을 왜곡하고, 저를 나쁜 사람으로 매도할지 알 수 없기에, 저에겐 소송의 결과와 판결문이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이는 피해자로서의 과도한 피해의식이 아닌, 그간의 피고인의 반복된 행동에 대한 제 두려움과 걱정의 반영입니다.



저는 본 재판의 판결문을 회사 인사부서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피고인의 소문으로 고통받아 괴로움을 지속 호소했던 제게, '퍼뜨린 소문을 바로 잡을 방법이 없다'며 그냥 방치만 했던 피고인의 지인이자, 본 사건을 담당했던 인사 담당자들에게 이 판결문을 보여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퍼져나간 소문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정의로운 재판을 통해 제가 피고의 소문과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꼭 밝히고 싶습니다. 평생 남을 판결문을 통하여, 사내에 퍼져있는 왜곡된 사실을 바로 잡고 싶습니다. […] 전 피해자이지 꽃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처벌을 떠나 제 자존감과 제 인격과 명예에 대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 이름만 알면 누구나 아는, 여전히 많은 대학생들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의 직원으로 성실한 직장생활을 하다

뜬금없는 멘토를 하겠다는 소위 말하는 '개저씨' 를 잘못만나 그때부터 나의 촉망받던 직장생활은 꼬이기 시작했다.'


오늘 이 시간부터

하나씩 기록을 해나갈 예정이지만

위의 기사에도 혹여나 내가 직장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쳐

회사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국내 주요 언론기관에 '나의 사연' 이 아닌 '회사 이름' 을 부각해달라고 했었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던 이유와

그런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셨던 기자님의 센스와 이해도는

나 역시, 당시 회사의 여전히 기가막힌 황당한 처리가 여전히 이해되지 않지만


나 역시 입사할 때

"제가 귀사에 입사를 하게 된다면, 열심히 일하고 싶다" 라고 했던 나의 말을 지키고자 하는

일종의 '회사이자 직장' 에 대한 황당한 의리였다.


굳이 이런 피해 상황에서

대기업인 직장이 나를 외면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내 스스로의 그 말에 대한 모순적이지 않은 책임을 지고자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잔혹했고, 그 결과 나는 '산업재해자' 가 되었다.


이후의 나의 삶.

내 가족의 삶,

내가 사랑하고 아꼈던 사람들의 삶은


나를 아끼고 걱정하던 모드에서

"지쳐가고, 그만하라, 너때문에 모두가 힘들다" 라는 피드백을 들으며

삶에 대한 의지, 나만 없으면 모두가 행복할 것 같다는 인지왜곡 등을 경험하며

2025년 현재까지 괴로움을 지역사회 및 112, 119, 상급병원 응급실을 통해

겨우 겨우 현생을 연명하고 있다.


나에 대한 글을 아무도 읽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그냥

내가 겪은 모든 것들을 기록하고 싶을 뿐이다.

훗날 그것이 나의 발목을 잡아, 내가 건강하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으로 지내보려 애쓰는

Imposter 와 같은 가면을 쓰고 싶지 않아서


아무도 관심 없는 이 글의 파장을 기대하는 것이 아닌

내 삶을 기록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 뿐이다.


한 동안 나와 관련된 나의 대기업, 내 사건에 관심을 가졌던 기자분들이

철새처럼 이 글에 또 관심을 갖지 않길 바라며


앞으로 나의 글들은

유치한 폭로가 아닌

나와 같은 분들이 계시다면


꼭 살아계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기에

이 글을 간간히라도 조금씩 기록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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