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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ggudari May 01. 2024

송무가 좋다! (입사 1년차 소회)


근로자의 날 D-1 사무실 회식


 전문직으로서 변호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이 될 수도 있고, 공기업이나 사기업에 들어갈 수도 있고, 어느 위원회의 위원이 될 수도 있다. 변호사는 다른 직업에 비해 직장을 선택할 때 운신의 폭이 대단히 넓은 편인데, 유효한 변호사 자격증만 가지고 있으면 어쨌든 굶어 죽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나는 그 중에서 송무 변호사를 선택했다. 사무실 면접을 볼 때 대표님이 나에게 '왜 송무변호사를 선택하셨느냐'고 물어보신 적이 있는데 사실 이 질문은 나에게는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나는 송무 변호사를 제외한 다른 종류의 변호사를 내 직업으로 고려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고, 변호사는 곧 송무 변호사였다. 내 성격과 성향을 고려하면 나와 가장 잘 맞는 직장은 송사를 다루는 로펌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로서 송무 변호사로 일한지 딱 1년이 되었고 나는 그동안 내 선택을 후회한 적이 없다. 송무 변호사가 하는 일에는 '똑같은 일이 없다'. 이것이 송무 변호사의 장점이자 단점,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다. 


 폭행 사건으로 예를 들자면, 나를 찾아오는 의뢰인은 피해자일 수도 있고 가해자일 수도 있다. 맨손으로 때렸을 수도 있고 무기를 쥐고 때렸을 수도 있으며,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합의를 하고 싶어할 수도 있고 합의를 이미 했을 수도 있고 전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정당방위를 주장할 수 있는 사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가해자가 구속되어 있을 수도 있고 가해자가 진상 의뢰인일 수도 있고...  변화를 주자면 끝도 없다. 서면의 내용이 비슷할 수는 있어도 사건 자체가 같은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비유하면 매번 새로운 중장기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 특징이 내 성향과 기가막히게 잘 들어맞는다. 나는 단순 반복하는 일에는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 내가 일을 재밌게 하려면 내가 하는 일이 단순 반복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도전이자 자극으로 느껴져야 한다. 그게 내가 송무 변호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인데, 다행히 내가 머리속으로만 했던 생각은 실제로 일을 시작한 뒤에도 변하지 않았다. 운이 좋았던 것도 있고 나 스스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도 있을 것이다. 가끔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긴장감과 중압감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이 일은 재미있다. 나는 송무 변호사가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앞으로도 힘내자. 



근로자의 날 너무 좋아 내일 출근 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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