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대상과 컨셉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피보팅 할 결심
배경
미션 및 주요기능 돌아보기
타겟유저 다시 설정하기
왜 실행을 안 했을까?
설정한 주요기능은 유효한가?
피보팅 할 결심
최근 나는 사용자 경험 기반 프로덕트 디자인 방법론에 대한 수업을 듣는 중이다.
이번 주 멘토링 시간에 우리팀이 들었던 코멘트 중 하나로 '컨텍스트가 너무 마이너해진다.'는 것이었다.
무슨 뜻인지 조금 풀어서 설명해보겠다.
프로덕트의 문제 정의를 '뾰족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를 비롯한 초보 메이커들은 이 '뾰족하게'의 의미를 자주 오해한다.
사용자의 Pain Point를 발견했다면 그 원인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원인을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아닌, 유저의 특정 상황을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정의하게 된다.
그렇게 파고들다 보면, 어느 순간 '이 문제가 프로덕트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맞나?'하는 의심이 생긴다. 당연한 의심이다. 이 수업에서 제안했던 프로젝트도, 그리고 <두렁두렁>도 '감성'적 측면에서 색다른 경험을 주고자 했었기 때문이다. 감성 측면에서만 사용자 문제에 다가가게 되면 그 끝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인간이라서 느끼는 근본적인 감정의 문제'다. 이걸 프로덕트로 푸는 것은... 특히 나 같은 무경험자에게는 불가능한 미션이다.
<두렁두렁> 기획 초기 미션은 '시골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관심이 가는 지역에 지속적인 애착을 갖게끔 한다'는 것 이었다. 돌이켜보니 상당히 모호하다. '몽글몽글한 UI'에 압도되어 컨셉이 제대로 정의되지 않았다.
주요 기능도 지금 보니, 도무지 뭔지 모르겠다.
'특정 장소에 대한 기록을 '함께'하며, 지도 위에 그것을 표시한다. '
'시골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관심이 가는 지역에 지속적인 애착을 갖게끔 한다' 이것으로 무엇을 해결하고 싶었던가?
> 관계인구 형성이었다.
왜 관계인구를 형성하고 싶었던가?
>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그래서, 풀고 싶은 문제는 '애착 형성'인가??!
위에서 내가 언급했던, 마이너한 컨택스트가 의미하는 것이 이것이다.
사실 '지도를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끼워 맞춘 셈이다. 조금 더 본격적으로 말하면 기술을 먼저 생각하느라 문제 해결방식을 빙 둘러가게 된 것.
컨셉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우선, 시골살이에 대한 적극성을 정해봤다.
아마 우리 두렁두렁팀이 원했던 것은 '여행과는 다른 걸 경험하고 싶어하며, 여유가 된다면 갈 의향도 있는데, 막상 실행이 안 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관계인구니... 뭐니...
근거를 기반으로 한답시고 너무 어려운 정의를 내렸던 것 같다.
시골체험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몰랐거나
알아도 신청 기간을 놓쳤거나
독자적인 계획을 세워서 갈 엄두가 안 나서였을 수도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도 좋을 것 같고,
그런 프로그램을 쉽게 예약하게 도와줘도 좋을 것 같고.
혹은, 먼저 다녀온 누군가의 경험을 그대로 따라가 보고 싶어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보통 시골살이의 묘미는 정해진 곳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머물다가 우연히 좋은 곳을 발견하거나, 한 곳에서 머물며 쉬는 것이기 때문에 장소 정보의 의미가 없다.
상호명, 주소, 정확한 위치가 중요한 서비스는 아니라는 것
특정 장소에 대한 기록을 '함께' 기록할 필요가 있을까? - 아니다!
지도 위에 꼭 표시할 필요가 있을까? -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감성 설계 시 표현방식으로 활용할 수는 있겠다.
또 피보팅이다.
사실, 누군가에게 정보를 주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모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주아주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하나 만들어야겠다.
1. 시골살이를 하고 온 사람들의 경험 수집이 우선이다.
- 단, 등록 방법은 아주 간단해야 한다.
- 장소를 굳이 검색하지 않고, 그냥 어느 도시였는지만 받는다.
- 사진 한 장과 짧은글을 등록한다.
- 그럼 전국 지도 위에 콘텐츠가 등록된다.
- 방문객이 어느 시골을 누르면 콘텐츠가 랜덤하게 뜬다?
2. 감성은 그 다음이다.
- 콘텐츠끼리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
- 한 콘텐츠에 연결된 다른 콘텐츠들이 보인다.
- 그걸 타고 타며 탐색할 수 있다.
- 내가 등록한 콘텐츠가 아닌, 모든 콘텐츠와 연결이 가능하다.
- '내 콘텐츠와 연결하기' / 연결 해제하기도 가능하다.
딱 이 컨셉만 가지고 가야겠다.
또 다시 너저분해지려고 할 때, 이 글이 기준이 되어 줄 것이다.
다음 시간엔 위 프로토타입 와이어프레임을 빠르게 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