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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숙 Oct 17. 2024

아주 깊고 무겁고 심심한 차츠타트

18. 크로아티아/차츠타트(4)

크로아티아 고요한 작은 마을, 차츠타트행 버스에 오른다.


차창은 흔들흔들

길은 꼬불꼬불

땀은 삐질삐질

공기는 어질어질

속은 울렁울렁


바람은  어디에서 빗질 중인지 질식시점에 감응하는 말들로 버스가 만석이다.

괴로운 시간사용법충분히 익히고 나서야 종점인 차츠타트에 닿는다.



모르는 길을 꾸역꾸역 찾아다닌 날이 길어지니 드디어 길멀미도 나를 찾아낸 모양이다.

먼 걸음 못하고 길고양이와 물가에 나란히 앉아 시간을 천천히 흘려보냈다.

고요히 흐르는 물빛 번지는 소리를 한참을 듣고서야 위로가 건너온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천 번을 흔들려야  하고,

파도가 내일을 맞기 위해서는 하루 동안 칠천 번 부딪쳐야 한단다.


때꾼한 내 인생, 수 천 번 흔들려서야 닿은 차츠타트에서 비로소 바람의 처방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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