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댄스

40대 남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

by 바다가 보이는 곳

우리 어머니와 장모님 두분 모두 라인댄스에 열광하신다.


이야기 하나.

취미 생활 이야기를 하다가 어머니가 갑자기 화난 듯 한마디 하신다.

“젊은 것들이 그 노래 좋다면서 그 노래에 라인댄스를 하자는거 있지.”

젊은 것들이라.

“어머니, 그 젊은 것들 나이가 혹시……”

“뭐 60대 이런 애들이지.”

그렇다. 여든을 바라보는 어머니에겐 젊은 것들이다. 어머니가 대학에 입학했을때 그제서야 걸음걸이를 시작했을지 모르는 분들.

“그래서 그 노래가 뭔데요?”

“소다팝”

헉. 정말 젊은 감성이다. 무려 사자보이스의 노래 아닌가.

“소다팝이요. 케데헌의 그 소다팝”

“가수는 모르겠고 여튼 그 노래”

난 혹시나해서 검색해보았다. 그 소다팝이 그 소다팝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국 사람이 부르는 노래중 소다팝이란 제목을 가진 것이 세 곡 있었다. 그리고 제일 위에 케데헌의 소다팝이 있다. 재생을 하자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신다.

“맞다, 이 노래”

와우. 놀랍다. 이 노래로 댄스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니, 무슨 노래인들 노래에 맞춰 춤을 못추겠나. 그걸 안무로 만드는 선생님들의 능력이 놀라웠다.

“그래서, 좀 따라갈만 하세요?”

“뭐, 천천히 배우는거지. 선생님한테도 나 신경쓰지말고 진도 나가라고 했다.”

안무를 만들고 나이 많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선생님도 대단하고, 저 연세에 어떻게든 라인댄스를 배우려는 어머니도 대단하고, 나이가 스무살은 많은 언니와 함께 배우는 젊은 것(?)들도 대단하다 생각했다.


이야기 둘.

“엄마! 진짜! 나 시댁이랑 여행가는데 그런 걸 시키면 어떻게 해!”

여행 가기전 아내가 전화에 대고 화를 낸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틀 뒤 아침 9시에 문화센터 강좌에 라인댄스를 신청해달라고 장모님이 부탁하신 모양이다. 예약이 거의 가을 야구 레드석을 예매하는 것만큼 어렵다고 한다. 라인댄스 정원은 서른 명인데 제일 인기가 좋아서 금방 인원이 찬다고 했다.

결국엔 여행을 가서 아침 8시 50분부터 스마트폰 하나에는 네이버 시계를 켜고 다른 하나는 문화센터 수강신청화면을 열어두고 침을 꿀꺽 삼키며 기다렸다.

9시가 되자마자 신청을 했는데 서버가 버벅거린다. 그러나 하늘은 지극한 정성을 버리시지 않았다. 우리가 예약을 하자 24명이라는 표시가 떴다. 성공.


아직도 라인댄스가 무슨 재미인지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든에 가까우신 두 어른이 즐길 것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 일인줄 모르겠다. 지금 신청을 마치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앉아있는 우리 아내도 라인댄스를 좋아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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