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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al Song Sep 30. 2015

Oneal의 클래식 정복기-시즌 2

고수에게 길을 묻다.

들어가는 말.


가을이 오셨다. 5월에 끝낸 클래식 정복기는 한 동안 영화제와 함께 침잠했다가 가을이 되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비가 좀 왔으면 한다. 정미소 집 아들로서 수확기 직전의 비가 참 못쓸 비라는 것을 알지만은, 왠지 더 가을이고 싶다. 
스텝들은 영화제가 끝나고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다들 다시 멋지게 옷을 입고 나타났다. 

가을 느낌 물씬 나는 가을 패션.

다들 가을 가을 가을이, 아름다운 가을이들.

가을이 될 듯 하자  함께했던 스텝들마저도 떠나고, 나와 가을만 남았다. 
이 쓸쓸함 가을비에 쓸려 내려 갔으면, 비는 안 오니 다시 열심히 들어야겠다. 클래식.

 한 여름의 더위와 사투를 벌이 던 몇 주간은 도통 클래식을 들을 수가 없었다. 매일 분위기 축 처진 대중가요들만 들었다. 

클래식을 챙겨 들을 때마다 듣기가 참 힘겨웠다. 체력 탓이려니 했다.


클래식을 들으려면 체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하기 시작했다. 

클래식을 듣는 것도 체력!

몸이 힘들고 맘이 지칠 때는 클래식이 듣기 버겁다.
클래식은 왠지 '집중'을 요구하는 하는 엄격한 교사 같다, 교단 앞에 앉아 내가 뭐하나 자꾸만 감시하는 선생님, 이해하는 차원에서 '나 잘 되라 하는 맘이겠지'.  

하지만 선생님이 자꾸 피하고 싶다. 
학교 다닐 때 너무 많이 혼이 난 탓 인가.


모든 것에는 근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것은 엉덩이로 한다. 공부도 엉덩이로 글쓰기도 엉덩이로, 앉아 버티는 힘, 근력이  준비돼야 한 단계 나아 갈 수 있다. 클래식도 엉덩이로 들어야 하나, 이제 가을, 많이 먹게 되는 가을, 많이 들어서 클래식 근력을 키워야 할 때, 그래야 다음 단계로 넘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까지 해서 그 음악을 들어야 하나? 근데 이제 와서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다.

"나의 여인이요, 이미 난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는 걸요. 어쩌죠? 이 사랑."


가을, 클래식과 더 연애하고 싶다.


Mozart: Le nozze di Figaro  "편지 이중창"

https://www.youtube.com/watch?v=R3어A7FZUcXDE&list=WL&index=19

2시간 17분 46초에 나옴. 


어떻게 그렇게  사랑할 수 있냐고?

사랑의 격언, 클래식을 듣는 하나의 격언이 있다면 그것은 

'귀와 맘으로 들어라'이다.

이 격언만 따른 다면 사랑하고 즐거울 수 있다.
머리를 비우고 지식을 얻으려고 하지 말아라. 
베토벤이 누구고 바하가 누구고 그런 것이 필요 없을 지도 모른다.

그저 우리 손에 있는 cd 한 장 그 안에 들어 있는 음악, 그것에 집중하고 귀를 믿고, 들리는 선율에 반응하는 너의 맘을 믿어라, 그러면 미친 듯이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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