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운동과 삶

배알못, 갑자기 배구선수 되다

피멍 들더라도 맹연습

by The G G

코로나 때 멈추었던 각종 학교 행사들이 슬슬 고개를 들고 있는 요즘이다.


예전엔 학교에서 친목을 위한 운동연수를 많이들 했다. 배구도 하고, 탁구도 하고, 배드민턴도 하고… 하지만 코로나가 시작되면서는 모든 운동 및 활동이 올스톱되어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학교에서 9월 둘째 주 즈음 갑자기 배구 이야기가 나돌더니 그 주 주말이 지나고 배구 친목 경기를 빙자한 배구 훈련이 시작되었다. 명목은 타학교와의 친선경기.


배구라면… 교대를 다니던 시절 배구수업에서 통과를 하지 못하여 여름방학이 되었는데도 학교 담벼락에 양손목이 시퍼렇게 될 때까지 언더토스를 연습해야 했던 가슴 아픈 기억만 남아있을 뿐.


첫 발령을 받고 나서는… 워낙 큰 학교였어서 신규였던 나에게 배구라는 기회는 당연히 오질 않았고,

그 이후엔 결혼, 파견, 출산과 육아휴직. 그리고 코로나. 등으로 배구라는 것을 해본 경험도 거의 없고 그냥 공이 날아온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 그 자체였다.


근데 첫 배구훈련 하는 날. 체육관에 모두 모여 한두 번씩 서브를 넣어보았는데 막상 해보니 예~~~~~전처럼 공이 무섭지도 않고 서브 넣을 때도 너무 아프긴 했지만 힘 있게 (배구 라인 크기가 국제 규격인데;;) 네트를 넘어가니 슬슬 재미가 생기는 게 아닌가!

몇 년간 해온 근력운동 덕분인지 나의 서브에 대해 강력한 불꽃공이라며 감탄을…

우리 학교가 규모가 작아서 서브만 넣을 수 있으면 바로 선수로 발탁되었는데 나는 힘 넘치는 강력한 서브 덕분에 바로 1군 선수가 되었다!


서브로 네트만 넘기자며 시작하던 연습은 이왕이면 서브 잘 넣는 것은 물론 경기 중간에 리시브도 함 받아보고 싶고, 더 나아가 토스로 넘기고 싶은 마음까지… 욕심이 끝도 없이 생기고 있다.

배구연습을 총지휘하시는 교감선생님도 처음엔 즐겁게 합시다~ 하시더니 연습을 하면 할수록 자세며, 방법도 알려주시고, 포지션까지 정해주시고, 우리 선수(?) 선생님들은 연습 시간을 늘리자는 등 점점 승부욕에 불타오르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우리 학교.

다들 한마음이어서 그런지 벌써 4회나 진행된 연습시간에는 다들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체육관에 모이지만 연습할 땐 화기애애하다.


처음 1~2회 연습 때는 멋모르고 힘주어 세게 공을 넘기기만 하느라 양쪽 팔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 넓은 반창고로 팔꿈치부터 손목까지 다 감았는데도 멍은 어김없이 들었다. 게다가 멍은 일주일 이상 가라앉지 않아서 나는 이번 추석연휴 말레이시아 여행에도 시퍼런 멍자국과 함께 해야 했다는.. ㅠㅠ


그러다가 연휴 끝나고 첫 연습이었던 어제는 드디어 내 팔도 적응을 했는지 멍이 안 들었다.

반창고도 다 썼고 그래도 아직 멍에 대한 걱정이 남아있기에 내 팔을 위해 암 슬리브 보호대를 샀다. 더불어 얼굴로 내려오는 앞머리를 넘기기 위한 헤어밴드까지… 배구 시합을 위한 장비가 늘고 있다.

지금은 긴 운동복 바지로 버티고 있는데 이러다 숏팬츠+무릎보호대까지 사게 되는 건 아닌지.


장비까지 갖추었더니 마음이 든든하다.

다음 주 연습 때는 리시브+토스를 좀 더 신경 써서 해봐야겠다.

우선 내 목표는 서브에이스! 고고~!~!


배구라는 새로운 경험이 신기하다. 재미있다.

잘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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