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창업 후 가장 힘들었던 한 가지

한 사람의 성공은 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고생을 바닥에 두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내가 창업이라는 도전과 함께 여러 고통과 스트레스가 따라왔다. 지금은 조금 미화되었지만, 당시에 힘들었던 상황을 생각해 보면 괜스레 마음이 짠해진다.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내용에 대해 기록하려 한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쳐 맞기 전까지는

창업 초창기 가장 와닿았던 명언은 전설적 복서 마이크 타이슨의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쳐 맞기 전까지는'이었다. 창업을 하기 전 무수한 교육과 기업가 정신의 강의를 듣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시작했지만 내 계산이 많이 빗나갔었다.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어떤 희생과 스트레스가 따라오는지, 어떤 손실이 생기는지 체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일찍 창업해 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회비용은 커질 것이고, 얻어맞고 다시 일어서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얻어맞고 쓰러지기 직전이었던 시기를 생각하면 끔찍하지만, 그 시기를 빨리 경험한 건 정말 잘했던 것 같다.

그 시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창업을 함부로 권유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창업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지금이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 제일 젊은 시기니 너무 망설이지 말라고 말한다. 설령 쓰러지더라도 링 위에 한번 올라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마음 단단히 먹고 올라가길 바란다.



창업. 가족의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

내 첫 창업은 결혼 후 6개월도 안된 신혼일 때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남들 다 즐기는 여유로운 신혼생활이 우리에게는 짧았다. 첫 사업체를 생각하면 우리 신혼생활 추억의 많은 비중을 차지해서 애틋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함께 울고 웃으며 창업했던 그 시간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하는 추억이지 않을까 싶다. 

초보 사장 부부였던 우리는 쉬는 날 없이 계속해서 일해야 했고, 매출의 등락을 보며 일희일비하기도 했고, 갑작스러운 직원의 퇴사에 힘들어하기도 했었고,  언제 편히 쉴 수 있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를 함께 마주해야 했다. 그리고 이런 스트레스를 아내도 마주하게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책임감과 미안함이 들었다. 신혼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내 뜻에 동의해준 아내는 항상 날 격려해주고 응원해주었지만, 아내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첫 창업 때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사업이라는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를 나뿐만 아니라 가족이 마주하는 건 불가피했다. 그래서 사업을 하며 항상 나를 돌아보며 다짐했던 것이 "과연 이것이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저 내 성취욕을 달성하기 위한 이기적인 도전과 욕심은 아닌지 항상 되짚어보곤 한다.

창업의 과정 속에 일에 몰입되어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창업의 과정에 몰입해서 사업을 번창시키는 것보다 어려운 것인 사업체와 가정의 행복의 균형 있는 발전이다. 그렇기에, 날 항상 응원해 주는 아내와 자주 이야기하고, 나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보곤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고,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지만 언젠가 나는 사업적으로도 성공하고 그 성공과 더불어 가족의 유복함과 행복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한 사람의 성공은 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고생을 바닥에 두고 있어요.
- 김승호 회장


창업을 하면서 많은 깨달음이 있었고, 그중에 하나가 겸손이라는 가치의 중요성이다. 사업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자신만만했고, 내가 하면 분명 모든 금방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했던 것 같다. 직장이라는 제한된 틀에서 있다 보니, 이 틀만 벗어나면 나는 누구보다 더 잘 나갈 수 있어라고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직장에서 조금 떨어져 보니, 직장인이든 자영업자든 전문직이든 세상 모든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살아가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람들 속에 미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성장해나가려고 한다. 그렇게 수년 뒤에 내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지고, 그릇이 커져서 지금보다 조금 더 높은 위치에서 큰 규모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그 단계까지 가는 동안에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희생 슬픔이 녹아있다는 것을 망각하면 안 될 것이다. 항상 감사하고 겸손한 자세로 올바르게 성장한 사업가가 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Introduction]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