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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 매거진 Feb 02. 2024

라면 덕후들의 성지, 홍대 라면 라이브러리 방문기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3년 라면 수출액은 9억 524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27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4% 증가했다. 드라마와 영화, K팝 등 K콘텐츠 확산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편의점 CU는 홍대 인근에 라면 특화 매장인 ‘라면 라이브러리’(CU 홍대상상점)를 오픈했다. 국내외 라면 225종을 맛볼 수 있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특히 인기다. 하루 평균 500여 개의 라면이 판매되는데, 외국인 매출 비중이 62%를 차지할 정도다. 


ⓒ 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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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 서가, 컵라면 테이블··· 콘셉트에 충실한 인테리어

31일 오후 3시경. 점심 시간이 끝난 애매한 시간대에도 라면 라이브러리는 라면을 구입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K팝이 흘러나오는 매장에서는 한국어보다 일본어와 중국어가 더 많이 들렸다.


‘라면 라이브러리’라는 이름답게 매장 오른쪽 벽면 전체에 봉지라면 100여 종을 전시했다. 도서관 서가처럼 라면을 진열했는데, 종류와 개수가 워낙 많다 보니 존재만으로도 압도되는 느낌이다. 판매중인 라면 대부분이 한국 제품이지만, 한켠에는 일본·인도네시아 등 외국 라면도 진열되어 있다. 제품명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4개 국어로 안내하고, 매운 정도를 5단계로 표기해 외국인들도 쉽게 라면을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 눈에 띈다. 


ⓒ 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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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안쪽에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컵라면을 종류별로 진열했다. 컵밥, 떡볶이, 과자 등 간식류나 주류, 음료도 일반 매장보다 다양한 편.


라면 서가 앞에는 스탠딩 테이블이 배치돼 있다. 테이블 자체가 컵라면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데다 냅킨·젓가락 보관함에도 봉지라면 디자인이 입혀져 있어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인스타그램에 ‘ramyun’, ‘韓国ラーメン’(한국 라면) 등의 해시 태그로 공유된 게시물의 대부분이 이 스탠딩 테이블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이날도 라면을 고르는 모습, 끓인 라면을 테이블에 올려둔 모습을 촬영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 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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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 라이브러리 판매 1위 제품은?

라면 서가에는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 다섯 개에 표식이 붙어 있다. 매장 오픈 후 이제까지 판매 1위를 기록한 라면은 농심의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이다. 이외에도 안성탕면 순한맛, 참깨라면, 미고랭 라면, 신라면이 top5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권에 있는 제품 대부분이 맵지 않은 라면이었는데, 덜 매운 제품을 선호하는 외국인 방문객들의 소비 성향이 순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서가에서 책 고르듯 라면을 고른 뒤에는 스탠딩 테이블 근처에 위치한 라면 조리기에서 라면을 끓인다. 조리 과정은 한강 라면과 동일하며, 테이블마다 조리기 사용 안내문이 배치돼 있어 외국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조리기 옆에는 달걀, 볶음김치, 치즈, 채소 등 라면에 넣어 먹을 수 있는 각종 토핑이 들어 있는 작은 냉장고와 추천 레시피 안내문이 배치돼 있다. 일반 라면과 볶음면 용으로 구분된 종이 용기에 내용물을 넣은 뒤 용기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기계에 읽혀 주면 자동으로 뜨거운 물이 나오며 조리가 시작된다. 


ⓒ 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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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맛본 라면은 매장 판매 1위인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사골 가루 수프에는 치즈와 햄이, 건더기 수프에는 100원 크기의 작은 떡과 소시지가 들어 있다. 맛은 부대찌개보다는 사골육수로 끓인 김치찌개와 비슷하다. 신김치의 감칠맛은 느껴지지만 국물이 지나치게 맵지 않다. 외국인은 물론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을 듯하다. 부대찌개의 맛을 제대로 내고 싶다면 스팸이나 소시지를 더 넣어 먹는 것을 추천. 밥을 말아 먹으면 잘 어울릴 것 같은 구수한 국물 맛이 인상적이었다.


라면이 빼곡히 진열된 서가에서 제품을 고르고, 직접 끓여 맛볼 수 있는 라면 라이브러리.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제품도 만나볼 수 있는 데다 인증 샷 스폿이 많아 방문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픈 한 달 만에 입소문을 타고 1만 5000명이 방문했고, 하루 평균 160명이 라면 조리기를 이용했다. CU는 “라면 라이브러리 방문객과 매출이 예상을 웃돌고 있어 현재 2호점 오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까지 맛보지 못한 라면을 구입하고 싶거나, 평소 라면을 즐겨 먹는 ‘덕후’라면 방문해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 25

운영시간 | 24시간 영업, 연중무휴 



ㅣ 덴 매거진 Online 2024년
에디터 김보미(jany6993@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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