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동티벳 여행기
열흘간의 동티벳 여행기 프롤로그
2018년 7월 19일~ 29일까지의 기록
동티벳 여행이 끝이 났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나에게 적지 않은 것들을 남긴 열흘 이었다.
이렇게 잘 끝났다! 하고 끝내기에는 아쉬운 여행이다.
아직 내 몸이 완전히 여행지를 벗어나지 못했을 때, (현재 나는 마카오 공항에서 한 시간 반 가량 연착된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아직 여행이 완전히 끝이 났음을 몸도 정신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아직 여행의 울림이 내 몸 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 때 어서 이를 기록해야만 한다.
마카오만 와도 이렇게 빨라지는 와이파이에 신이나 친구들과 채팅앱으로 농담이나 주고 받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다행히 노트북은 수화물로 부치지 않았기에 서둘러 캐리어 자물쇠를 풀고, 노트북을 열었다.
이번 여행은 내가 처음으로 오롯이 혼자서, 오랜 기간 동안 여행지에 대해 공부하고 조사하면서 찬찬히 준비한 여행이었다. 초반 계획대로라면 혼자 하는 여행이었기에 그만큼 사전조사가 철저해야 했다.
내가 가고자 하는 여행지는 앞서 가 본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그만큼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턱없이 적었다.
여행을 가고자 마음먹었을 때만해도 현재의 여행루트와 많이 달랐다.
처음에는 이년 전 시간이 여의치 않아 못갔던 샹그릴라를 마저 가고자 했다.
한국에서는 운남성 가는 비행기가 꽤 비싼편이니 중국에 있을 때 가는 것이 싸게 갈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다 우연히 야딩 풍경구의 사진을 보게되었다. 샹그릴라와 멀지 않은 곳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마치 스위스나 오트리아의 할슈타트를 생각나게 하는 북유럽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멋진 풍경이었다.
이 곳도 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운남성 리장을 한 번 더 본 후에 샹그릴라까지 트레킹으로 이동을 하고 그 후 야딩까지 이동할 계획을 잡았다.
그러다 우연히 한 블로그의 글을 보게되었다.
제목은 '30일간의 동티벳 여행'으로 대학을 막 졸업한 여성이 친구와 둘이 동티벳을 여행하면서 쓴 여행기였다. 여행기에는 내가 가고자했던 샹그릴라와 야딩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그 밖에도 동티벳의 여러 지역들이 있었다.
그 때 내가 가고자 했던 지역이 동티벳 지역의 일부(지금은 염연히 중국 사천성에 속해있는 도시이지만) 였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 후로 기존에 계획했던 여행지 말고도 따오청, 리탕, 써다, 타공, 등의 지역에까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티벳자치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라싸까지는 못 가지만 티벳의 동부를 여행한다니 정말 멋진 일이 분명했다. 혹자는 티벳의 중심부 보다 더 '티벳스러움' 이 잘 보존되어있는 곳이 동티벳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렇게 동티벳을 여행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 4월 초이다.
쉽지 않은 여행이란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혼자서 오지를 여행한다는 내 말에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걱정을 내비쳤으나 정작 나는 걱정보다는 흥분이 앞섰으며 티벳 여행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마치 대단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동티벳 여행은 내게 그런 여행이었다.
그 지역 여행을 가고자 계획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티벳의 비밀스럽고 신성한 기운의 일부가 나를 감싸는 듯한 느낌.
그리고 덜컥
광저우에서 청두행, 그리고 다시 샹그릴라에서 광저우행 비행기표를 사고
덜컥
아빠가 여행에 합류하고
그렇게 여행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