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함께 일했던 동생이 소중한 마음을 담아 건넨 노트 세 권을 받고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파란 하늘 위를
비누거품처럼 솜사탕처럼
둥실 두둥실 유영(遊泳)하며
노니는 구름
순백의 솜뭉치로
자칫 허전할 뻔한 하늘을
풍성하고 사랑스럽게
채워주는 넉넉한 인심
며칠 전 만난 동생
내 생각하며 사두었다는
국립중앙박물관 영문이 새겨진
노트 세 권
초록 산과 골짜기, 노 젓는 뱃사공 표지
파란 바탕에 매조도가 그려진 표지
미색과 연초록이 섞인 바탕에 흰, 보라 국화 표지
각각의 노트 표지를 신중히 골랐을
그녀의 마음
줄공책을 수줍게 건네며
“샘, 시 써요.”한다.
이어진 그녀의 말,
“박물관 기념품샵 갔을 때 샘 생각나더라고요.”
나는 그만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뉴턴이 나무 아래 누웠다 맞았던 그 사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