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지만 겉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을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속이 좋아도 겉보기 좋지 않으면 꺼려지거나 거리를 두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외모를 치장하고 미용 시술을 받고 더 멋지거나 비싼 아이템을 지닌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꾸며서 진짜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나는 진짜로 패션감각이 뛰어나다? 나는 원래 이성적으로 끌리는 매력이 있는데 못 보여주고 있어서 꾸며봤다? 아니면 내가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거나 경제적으로 부유하다? 그냥 관심을 받거나 인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다가 '머리 위에 숫자가 표시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자신의 수명이 머리 위에 표시되면 일어나는 일들을 아이디어로 낸 작품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시대에 자신의 눈에 지나다니는 사람 머리 위로 자산 숫자가 보인다면 사람들을 어떤 태도로 대할지 궁금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모습에 높은 자산의 숫자.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모습에 낮은 어쩌면 마이너스도 표시되기도 하는 낮은 자산의 숫자.
겉모습으로 소박하고 수수하면서 낮은 숫자.
그리고 겉모습으로는 소박하고 수수하지만 높은 자산의 숫자.
친한 사람이 예상보다 너무 낮은 숫자이거나 너무 높은 숫자라면 나는 그 사람을 대할 때 자세와 태도가 지금과 달라질까 궁금합니다. 친하지 않고 좋지 않게 바라보며 판단했던 사람이 높은 숫자를 기록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다르게 평가할까 걱정도 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부자들은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돈보다는 그 사람의 자세나 태도, 됨됨이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말도 안 돼.'
'그건 주변 사람이 다 돈 많으니까, 돈 많은 사람만 주위에 있으니까 그중에서 그런 부분을 판단하는 거지.'
생각들 수도 있지만 그들은 돈을 부차적인 것으로 여깁니다. 돈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 돈이 쫓는 사람, 좋아서 열심히 하다 보니 부자가 되어있다는 사람, 친절하고 겸손하며 선을 넘지 않고 쉽게 판단 내리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멋진 사람이라고 그들은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누군가가 하고 다니는 행색으로 판단을 하게 됩니다. 옷차림, 꾸민 정도, 자동차, 시계, 가방, 사는 곳 등. 그리고 만약 머리 위로 각 사람의 자산이 보인다면 판단이 더 세속적으로 변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동료나 친한 친구의 자산을 알고 계신가요? 가족들의 자산은 알고 계신가요? 혹시 알게 된다면 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는 변할까요, 변하지 않을까요?
경제적인 부분이 우리 삶의 전체라고 볼 수 없지만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갈수록 부정하기 어려워지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상황에서 숫자들이 문뜩 눈에 뜨일 때 그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참 어려운 숙제입니다.
+) 반려동물에게도 유산으로 돈을 물려줄 수 있는 시대라고 합니다. 우리는 그 반려동물을 부러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