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도전?
백혈병 환자 4년 차.
환반인(환자+일반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때에 따라 어떤 때는 환자로
어떤 때는 일반인의 모습으로
스스로 괜찮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지내지만
여전히 ‘아픈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다.
암환자들의 사회 복귀는 빠르면 수개월
늦으면 조금 더 이후에 일어난다.
그런데 나는 벌써 4년째
소소한 일거리 말고는 따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안 하는 걸까, 못 하고 있는 걸까 잘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고 3년이 지나긴 했지만
여전히 진료를 받아야 하는 과목만
어디 보자…
혈액종양내과,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내분비내과
유방외과, 산부인과, 안과
이렇게 7개나 된다.
이제야 진료 간격이 3개월, 6개월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해도 각 과마다 진료 보는 요일과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적어도 두 달에 한 번은 병원을 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일을 좀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나마 무리 없이 할 수 있겠다 싶은
피아노학원 파트타임을 지원했다.
그리고 면접을 본 학원에서 원장과 9월부터 일을 하기로 구두계약을 마쳤다. 물론 현재 몸 상태와, 가끔 병원을 가야 하는 일정이 있다고도 알렸고 원장은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4년 만에 다시 일을 하기로 해서 설레었다.
벌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다시 일을 한다는 것 자체로
연애를 하는 것보다 더.
그래. 이제 환자라는 타이틀을 뗄 때도 되었지.
그러나 출근 확정을 받은 상태에서
구인 사이트에 그 학원 채용 공고가 또다시 떴다.
혹시 추가로 더 강사를 뽑는 건가? 아니면 일정에 변동이 있는 건가 싶어서 원장에게 문의를 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이랬다.
“나는 이제 아프지 않아. 좋아지고 있어.”라는 내 생각이 무색하게 과거에 아팠다는 그 이유로 조금씩 옅어지고 있는 ‘암환자’라는 낙인이 더 진하게 찍혀버렸다.
내가 원해서 아픈 게 아니었는데도
여전히 나를 ‘환자’로 본다는 사실에 마음이 시큰한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