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 사이트에 의하면 몸짓이란 비언어적 의사소통 중의 하나로서 손이나 얼굴, 몸을 이용해서 전달하는 의사소통을 말한다. 손으로 하는 수어와 달리 몸짓은 언어적 요소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의미가 느슨하며 문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복잡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 않다.
이러한 비언어적 소통방법인 몸짓을 예술가들이 교육이나 공연에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무용이나 마임 공연의 경우 무대 위에서 공연자들의 몸짓을 활용하여 관객과 소통하려고 한다. 또한 몸짓을 교육에 활용하여 교육생 간 소통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8년 전에 집 근처의 문화예술회관에서 아내와 함께 '몸으로 소통하기'라는 예술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주관한 강사는 무용가였는데 자신에 대해 짧게 소개하더니 강의의 목적에 대해 말했다.
강사는 교육생들이 자기를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고 교육 목적에 맞게 춤과 같은 몸짓으로 자기를 소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의장에 의자들을 원 형태로 동그랗게 놓게 한 후 교육생들을 앉게 했다. 그리고 경쾌한 음악을 틀더니 근처의 교육생 한 명을 가리켰다.
"앞에 나오셔서 춤을 추는 것으로 자기를 소개해 보세요"
교육생은 멋쩍은지 자리에서 일어나 원의 한가운데로 걸어 나오지 못했다. 교육생은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약간 원의 가운데 쪽으로 걷더니 그 자리에 서서 몸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교육장에 환호와 폭소가 쏟아졌다. 교육장이 웃음 도가니가 되었다.
강사는 시간이 조금 지나자 춤을 춘 교육생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옆에 앉아 있는 교육생이 나와서 춤을 추라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나머지 교육생들도 앉아 있는 순서대로 한 명씩 나와서 몸을 흔들어대며 어색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춤을 추는 교육생도 있었지만 대체로 엉성하게 춤을 추는 교육생이 더 많았다. 춤과 같은 몸짓을 통해 남들에게 자기를 소개하는 것을 무용가들이 교육에 종종 활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춤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교육생들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이 쑥스러웠다.
이후에 강사는 자신이 준비한 순서대로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받았던 내용 중에서 다른 내용보다 교육생들이 춤을 추며 자기소개하는 행동이 유독 내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는 것은 그 행동들로 말미암아 내가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