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안경을 쓰게 되었다.

아들아 눈은 소중하게 다루어 주었으면 좋겠다.

by 정훈보

첫째 아들이 최근에 눈을 꿈뻑꿈뻑거리길래 나는 그런가 보다 했다. 아내도 그렇게 첫째 아이의 시력에 대해서 관심이 있어 보이지 않길래 지나쳐 왔었고,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반강제로 년에 한 번 안과에 갔었는데 병원에서는 별 말은 없어서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는 시력검사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주말에 뜬금없지만 애들에게 시력검사받으러 가보자고 하였다.




나 같은 경우에는 시력이 좋지 않다는 걸 대학원 때 알았다. 내가 당구를 치는데 공이 잘 안보이기도 하고 집중력이 흐트러진 것 같기도 하고 제1 목적구는 멀리 있으면 나는 제1 목적구를 잘 못 맞추었다. 그걸 보던 선배는 나와 안경점에 가자고 하면서 안경점에 갔더니 나의 시력이 안 좋다는 것이었다. 군대에 가서 멀리 250m 사격을 하는데 뭔가 올라오는데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PPT 슬라이드를 볼 때는 멀리서 보면 정말 하나도 안보였다. 군대에 입대할 때 네모난 검정 뿔테를 하나는 맞추어 갔어야 했던 것이다. 전역 후 안과에 갔더니 의사는 아직 어려서 시력을 조절하는 근육으로 당장은 버틸 수 있으나 그 근육은 약화된다고 하였고 안경을 쓰기는 써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내가 30대에 들어서 운전을 하게 되었을 때, 유턴표시가 잘 보이지 않아 운전할 때는 안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안경을 써 보니 코받침 눌림이 심하여 안경을 쓰기가 불편하였다.


나는 큰맘 먹고 대통령이 썼다는 안경에 피팅 제일 잘한다는 조합을 구상하고 안경점에 가서 피팅을 해도 코받침 눌림은 효과가 전혀 없었다. 안경점의 과대광고에 낚여서 나에게 맞는 안경 피팅은 받지 못하였고, 비싼 안경은 애물단지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안경의 불편함 때문에 나는 아이들에게 사물을 볼 때 자세의 중요함을 항상 강조하였다. 실제 시력에는 영향이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애들에게 애들이 말을 알아듣기 시작할 때부터 다음의 사항을 강조하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안경이 불편하기도 했고 모든 장기가 그렇지만 눈은 특히 소중하게 사용하는 장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 누워서 책 보지 않기
2. 어두운데 책 보지 않기
3. 너무 가까이서 책이나 영상 보지 않기
4. 눈비비지 않기


내가 애들에게 공부하라는 소리는 안 해도 위에 4가지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강조하였다. 그러나 애들끼리 있을 때는 위의 4가지를 안 지키고 내가 아이들을 지나갈 때만 위의 4개를 지켜서 적잖이 강조해도 실천은 잘 되지 않았다. 아내가 누워서 스마트폰을 볼 때, 아이들이 따라보면 나는 아내를 책망하여도 아내의 습관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았다. 아내는 이미 각막을 한 번 깎긴 했다.



안과의사 선생님께서 눈은 손으로 비비지 말라고 하셔서 시력과 무관하게 눈에 알레르기나 결막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애들이 눈을 만지고 있으면 나는 "차렷!" 눈 간지러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만지면 "얼른 차렷!"이라고 말하여도 애들은 간지러운 눈을 비볐다. 결국에는 첫찌나 두찌나 눈 비비면 눈이 충혈되어 안과를 가긴 가야 했다. 아이들 어릴 때 금요일 밤이 되면 나는 주말에 어디 병원을 가야 하는지 물어본다.




병원에서 대기 1시간 정도하고 큰아이 시력을 재는데 큰숫자가 안 보여서 나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첫찌보다 동영상을 더 많이 보는 두찌도 시력이 안 좋을 줄 알았는데 두찌는 시력이 어릴 때와 변함없이 좋았다.



나처럼 미련하게 안 보이는 거 힘주고 보는 것보다는 학교에서 칠판 및 교육 슬라이드가 잘 보이지 않을 때는 안경을 쓰라고 첫째 아이에게 안경을 맞춰주기는 하였다. 나 같은 경우에 아이들에게 공부는 강조하지 않고 눈과 관절은 조심하라고 항상 이야기하는데 애들이 운동은 열심히 하되 너무 무리해서 하체 관절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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