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Jul 16. 2024

외로움과 고독

172일 차.

무슨 말장난처럼 여겨지는 말들이 있습니다. 바로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말입니다. 어찌 보면 한 끗 차이인가 싶고, 한편으로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들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별다른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외로움은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말합니다. 반면에 고독은 홀로 있는 듯이 외롭고 쓸쓸함을 말한다고 합니다. 두 낱말 모두 '홀로'와 '쓸쓸함'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곧 두 가지 다 사전적 정의로는 매우 유사한 낱말이란 얘기가 됩니다. 그러면 이 두 단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이들을 아래위로 나란히 적어서 비교하차이점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외로움: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
고독: 홀로 있는 듯이 외롭고 쓸쓸함


외로움은 이미 홀로 되고 난 후의 느끼는 감정을 나타내는 반면, 고독은 그렇게 느낄 뿐이지 사실은 혼자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 됩니다. 홀로 있는 듯, 이라고 했을 때 이 '듯'이라는 글자가 주는 어감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겠습니다.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사람들이 '고독'은 긍정적으로 여기지만, '외로움'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알 만합니다.


여기에서 반드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감정을 느끼는 당사자의 의지가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따라 두 가지 감정 상태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쓸쓸함을 느끼는 건 같아도, 외로움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느끼는 감정 상태를 뜻한다면 고독은 자신의 생각이나 의지에 따라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감정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그건 '홀로 있는' 상태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생각해 보면 조금은 더 분명해집니다. 외로움은 이미 홀로 있는 상태를 나타내고, 고독은 홀로 있는 것 같지만 아직은 혼자가 아님을 의미합니다. 즉 자신이 처한 감정적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고, 혹은 고독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은 논리가 성립하게 됩니다. 요즘과 같은 1인 생활환경 속에서 우리가 버텨 내려면 외로움이 아닌 고독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자, 그래서 저는 이쯤에서 저에게 이렇게 물어보려 합니다. 넌 외롭다고 느끼느냐 혹은 고독하다고 느끼느냐고 말입니다. 아니면 혼자 살아가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지금의 상황이 외롭지 않냐고 말입니다. 많은 수필집에서는 외로움과 비교하여 고독의 생산적이거나 창발적인 면을 예찬합니다. 쉽게 말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외로워하말고 고독을 느끼자며 끊임없이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적어도 지금은 아직은 괜찮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전히 끄떡없다며 떨치고 일어서야 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멘털 관리, 즉 정신과 감정의 조절 능력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주변의 상황에 끌려 다니지 않으려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 상태에 개입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방학을 앞두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