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평온하기 그지없는 가을 날씨
31년 지기인 친구 녀석이 연락 왔다. 한 번 보자고 하면서 말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한창 필 받아서 글을 쓰고 있는데, 조금은 아쉽지만 녀석이 보자고 하면 나는 열 일을 다 제쳐 놓고 간다.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친구 녀석의 청을 내가 거역할 이유는 없다.
오늘도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한창 성인이 된 아이들을 자녀로 두고 있으니 주로 아이들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사실은 그렇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해 정답이 있겠냐는 것이다. 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처해진 환경에 따라서 그때그때 다양한 시도들을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지금은 그저 대학 진학 문제나 취업 등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겠지만, 이러다 얼마 안 가 아이들의 결혼과 관련한 고민도 나누게 되지 않겠나 싶다. 하나 마나 한 말이지만, 또 한 번 해야겠다. 어쩌면 이렇게도 잔인할 정도로 시간이 속절없이 흐르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아이들의 아버지인 우리가 늙어간다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얼마 안 있어 이 세상을 떠나야 할 때가 올 거라는 의미일 테다. 뭐, 어쩌겠는가? 그것이 바로 인생이니 말이다.
어쨌건 간에 토요일 하루를 최대한 만끽하고 있다. 앞으로 몇 시간은 녀석을 만난다고 글을 쓰지 못하겠지만, 나름 몇 편의 글도 썼고, 내가 좋아하는 바닐라 라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상념에도 젖어 보았다. 또 녀석과 만나 살아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귀한 시간도 가질 것이다. 어쩌면 토요일이니 더 의미 있고 가능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아마 9시 조금 넘어서 집에 들어갈 것 같은데 오늘 운동은 그때 해야 할 것 같다. 하늘이 두쪽 나는 한이 있어도 오늘 할 일은 오늘 다 해야 한다. 그것만 지키며 산다고 해도 후회 없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