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유독 떠오르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바삭하게 튀겨낸 것들. 찬 공기와 대비되는 그 기름진 고소함과 코 끝을 스치는 녹진한 냄새, 치익-하고 솟구치듯 요란스러운 소리까지, 요리의 모든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몸과 마음이 녹아내릴 것만 같다. 지글지글 오르는 열기 때문일까, 실제로도 집 안에 훈풍이 도는 듯하다. 기나긴 여름의 시간 동안 더위를 핑계로 피해왔던 기름 요리를 드디어 꺼내들 때가 되었는가.
하얗고 단단한 두부를 찾는다. 기름에 튀겨지는 소리가 시끄러울수록 커지는 죄책감(?)을 한껏 덜어줄 재료로, 내 마음껏 급히 '두부'를 낙점했다. 최근 대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두부 공장들이 공정을 중지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던데, 그런 보도를 접할수록 더 빨리, 더 많이 먹어야겠다는 조바심만 자꾸 는다. 요리할 때마다 마음에 작은 안도감을 주는 오 마이 두부.
면포에 두부를 넣고 물기를 꾹 짜 으깨 준 다음 밀가루, 소금, 후추, 그리고 요리의 킥인 '카레 가루' 솔솔 넣고 골고루 섞어 치덕한 반죽을 만든 다음 스테이크 모양으로 둥글넓적하게 빚는다. 어릴 적 학교서 지점토를 조물조물, 마음껏 모양내던 그 어린 마음으로 돌아간 듯, 요리시간이 공작시간이 된 것처럼 콧노래가 절로 난다.
두부의 포실한 향과 카레의 이국적인 향이 주방에 퍼지면 거의 다 왔다! 달걀물에 반죽 올려 양면에 골고루 묻히고 다시 빵가루를 입혀 차근차근 튀김의 단계를 밟아주면 준비 완료. 이제 달궈진 기름 속에 두부 반죽을 넣어주면 완성이다. 경쾌하게 울리는 기름 소리에 맞춰 점차 노릇하게 익어가는 두부의 모습은 지켜만 봐도 재미가 다 난다.
그렇게 온 집안에 온기를 꽉 채운 튀김을 꺼내 철망 위에 올려둔다. 양면을 고루 바삭하게, 기름을 쪽 빼주면 바실바실한 겉면에 촉촉한 속살이 일품인 두부 스테이크 만들기도 끝. 뜨끈한 와중에 호호 불어 한 입 베어 물면 찬 바람에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풀려나간다. 담백하고 포근한 두부 스테이크, 양배추 샐러드와 접시 위에 척- 올려 식탁에 내면 오늘의 끼니도 대성공이다. <두부 스테이크>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훈풍을 몰고 오는 '두부 스테이크' 재료
주재료
두부(부침용) 1모 (300g)
식용유 1/2컵 (100g)
가루 믹스
밀가루 3스푼 (15g)
티아시아 푸팟퐁 커리 (분말요리용) 2스푼 (10g)
소금 2꼬집 (2g)
후추 약간
튀김옷
달걀 1개 (60g)
빵가루 3스푼 (15g)
✅훈풍을 몰고 오는 '두부 스테이크' 만들기
1. 볼에 밀가루, 카레 가루(취향에 맞는 커리 분말_마크니, 마살라 등), 소금, 후추를 넣고 골고루 섞어요.
2. 달걀은 다른 볼에 넣어서 잘 풀어요.
3. 두부는 면포나 키친타월로 꾹 눌러서 물기를 최대한 빼준 후 섞어둔 1)의 가루 믹스에 넣고 잘 섞은 다음, 1cm 두께의 둥글넓적한 모양으로 반죽을 만들어요.
4. 3)의 두부 반죽을 달걀물에 담갔다가 빵가루를 골고루 묻혀요.
5. 중불의 팬에 식용유를 붓고 기름을 예열해 175℃ 정도가 되었을 때 반죽을 넣어 양쪽 면이 노릇하게 될 때까지 골고루 튀겨주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