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 역시 구워야 제 맛. 사십 평생 경험으로 체득한 나름의 맛 기준에 따라, 물에 빠진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는, 돌아오는 복날마다 계탕 대신 치킨을 선호하는 편이다. 애초에 조상님들의 지혜가 담긴 '절기'를 이제 막 배워가는 우리 집 갓 초딩만 아니면 딱히 구구절절 때마다 챙겨 먹는 일도 없었을 텐데. 또 ‘말복’은 이렇게나 빨리 돌아와 버렸다.
‘여름의 기운이 아직 물러가지 않은 탓에 가을의 기운이 바짝 엎드려 있다’는 복(伏) 날. 바짝이 무어냐, 올해는 아주 '납짝' 엎드려 있을 듯하다. 말복이 지나면 이 지난한 여름 더위가 한풀이라도 꺾이려나, 한껏 기대하며 마지막 복날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음, 어린이를 위한 닭 요리에는 뭐가 있을까? “오늘 말복이다?”라고 우리 집 꼬맹이한테 자랑(?)도 해볼 겸 또 검색에 한창이다가, 치킨보다 맛있다는 새콤 매콤한 파채 올린 '닭전'을 올해 말복템으로 건져 올렸다(물론, 꼬맹이는 파채 제외).
TV프로그램에 출연한 닭전. 정말 너무 맛나다는데, 과연! 애초에 닭을 데리고 납작하게 부쳐먹을 생각은 못해봤는데, 묘하게 중독적이고 묘하게 한국적인(?) 메뉴가 아닐 수 없다. 맛잘알 가수가 진득하게 알려 준 닭전. 부침개처럼 넓게, 꽉 눌러, 굽기 때문에 직접 불에 닿는 면적이 넓어져 모든 면이 바삭할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닭튀김 중에서도 잘 튀겨진 껍질만 부러 골라 먹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감칠맛까지 좋다니, 얼마나 맛있게요? :)
담백한 닭다리살을 넉넉히 사다가 한 입 크기로 썰어 요리에센스 연두에 버무리고, 전분 2 : 물 1의 비율로 반죽물을 넣은 후 청양고추, 편마늘, 간 마늘을 넣어 닭 냄새를 잡아준다. 닭 특유의 누린내가 싫다면 저마다의 냄새 잡기 신공을 써도 좋다. 맛술, 후추, 생강 등등. 그다음 예열 팬에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닭살 반죽을 최대한 넓게 펼쳐 앞, 뒤로 뒤집어가며 노릇하게 구워주면 끝. 가히 어여쁜 ‘닭 부침개’가 되었다.
그리고 바로 해야 할 일은, 닭전의 킥! ‘파채’ 만들기. 이 요리가 닭전이 아니라 '파닭전'으로 불리는 이유. 닭전과 함께 입 안에 넣으면 바로 맛있는 알싸한 파채를 곁들여 먹기 때문이다. 어슷 썬, 혹은 길쭉하게 썬 대파 1대를 진간장 1, 물 1, 설탕 1/2, 참기름 1/2, 고춧가루 1/2, 깨 1스푼 양념에 버무리면 고기에 무조건 어울리는, 특히나 닭고기에 잘 어울리는 파채가 뚝딱 탄생하리니.
복날 핑계로 치킨 대신 먹는 요리치곤 참 고퀄이다. 전분가루 좀 휘날리고, 기름 좀 튄 들 어떠하랴. 배달 치킨 값도 덜고, 바로 만들어 바삭 촉촉한 끈끈한 맛도 챙기는. 따라 해보니 더 엄지 척! 파(채)닭전, 자세한 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따라 해보는 맛, 복날 ‘파(채)닭전’ 재료
주재료
닭다리살 300g
통마늘 6개(30g)
포도씨유 4스푼(40g)
부재료
청양고추 2개(20g)
양념
요리에센스 연두진 1스푼(10g)
반죽용
전분 6스푼(60g)
물 3스푼(30g)
파채양념용
대파 1대(80g)
새미네부엌 진간장 1스푼(10g)
물 1스푼(10g)
설탕 1/2스푼(5g)
참기름 1/2스푼(5g)
고춧가루 1/2스푼(5g)
깨 1스푼(10g)
✅따라 해보는 맛, 복날 ‘파(채)닭전’ 만들기
1. 닭다리살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준비해요.
2. 청양고추는 송송 썰고 마늘 6개 중 2개는 편 썰어 준비하고 나머지 마늘은 굵게 다져요.
3. 대파는 최대한 얇게 어슷 썰어요.
4. 닭에 연두를 넣고 버무린 다음 전분, 물, 청양고추, 편마늘, 간 마늘을 모두 넣고 버무려요.
5. 중불 예열 팬에 기름을 두르고 4를 올려 노릇하게 익혀요. 30초씩 뒤집어 가며 양면을 바삭하게 익히면 끝!
6. (선택) 손질 파와 파채 양념을 버무려 파닭전에 곁들이면 더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