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는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먹고민'이 생긴다. 절기에 맞춰 어릴 적부터 추석에 즐겨 먹었던 '송편'이나 '토란국' 같은 음식들을 집에 들일지 말지(대체로 사 먹는다), 어디든 휴무가 많은 연휴 기간 동안 이런 추석 음식들을 끼니 삼으려면 어느 정도를 집에 미리 쟁여야 할지 등등의 고민이 바로 그것. 물론 직접 요리하지도 않으면서 별 고민 다 한다는 냉소적인 마음도 같이 샘솟지만.
양가 어른들이 싸주시거나 간혹 선물로 들어오는 음식들이 아니었다면, 추석이구나! 느낄 새가 없었을 거다. 고민보다는 감사의 마음이 절로 생기는 송편이 아닐 수 없다만, 그러고는 1년 뒤쯤 냉동실에 들어찬 냉동 송편을 발견하면 기분이 좀 요상하다. 벌써 1년이 지났나, 시간 참 빠르네, 아까운 송편 이렇게 버릴 거였으면 그때 배 터지게 먹어치울걸. 인간이란 실수를 어김없이 반복하기에 그만 냉동 떡이 되고 마는 추석 송편. 올해는 아끼지 말고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멥쌀가루를 익반죽해 콩, 깨, 설탕, 앙금 등을 넣고 쪄내는 떡. 기호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쫄깃하고 달달한 송편을 좋아라 한다. 만드는 모양이야 반죽 빚는 사람 마음이지만, 동글동글 귀여운 보름달 모양처럼 배가 두둑한 것이 대부분이다. 과거엔 지역마다 특색 있게, 모양도 속 안에 들어찬 소도 다양했다는데, 최근엔 직접 만드는 사람들 보다는 떡집이나 방앗간에서 파는 송편을 사다 쓰는 경우가 많아, 모양 역시 '나는 송편이외다'로 거의가 다 비슷하게 생겼다.
농사에의 염원, 대풍을 바라는 농사꾼들의 감사의 마음이 담겨있는 송편은 보통 쌀로 만들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든든한 끼니가 된다. 더구나 쌀로 온갖 것들을 다 만드는 한국인들답게 쌀송편으로 만드는 다채로운 요리들이 존재하는데, 이미 달달한 소가 들어있으니 짭짤한 맛을 얹어 쫄깃한 식감까지 함께 즐기는 송편 떡볶이 등이 대표적. 빨갛게도 만들지만 간장 양념으로 궁중떡볶이 맛을 내도 구워진 떡에서 나오는 감칠맛이 아주 좋다.
달달함을 극대화시키는 강정이라든가, 와플 기계에 올려 구워내는 송편 와플(꿀, 콩고물 등을 얹어 먹으면 아주 맛있다), 계란물에 함께 볶는 계란옷 입힌 송편 구이, 송편을 짭짤하게 무쳐내는 송편 무침 등 각양각색. 집안에서 즐기는 입맛 따라 취향 따라 송편으로 요리하면 되는데, 그중 우리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요리는 송편과 토마토소스의 조합으로 만드는 파스타, 피자, 라자냐 등의 서양식들이다.
송편 특유의 달달함이 토마토소스를 만나면 은근한 짠맛 덕분에 단짠단짠 하면서 감칠맛도 남다른 일품요리가 되는데, 부드러운 치즈를 더해 느끼한(?) 맛까지 고루 갖추면 그야말로 엄치 척을 부르는 송편 요리 최고봉 탄생이다. 폰타나 나폴리 토마토 파스타소스 같은 시판 소스를 사용해 그대로 볶아주면 요리랄 것도 없는 송편 파스타가 금방 완성. 모양을 예쁘게 잡아 슈레드 치즈를 둘러 한 판에 올려주면 송편 피자도 완성. 내열 용기에 담아 재료들 때려놓고 전자레인지에 넉넉하게 돌려주면 송편 라자냐도 완성이다.
추석 특식을 더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모두가 좋아하는 맛에 모두가 좋아할 만한 맛을 더하면 가족들이 전부 맛있게 먹는 명절 요리가 뚝딱.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추석 특식을 더 특별하게 '송편 피자' 재료
주재료
송편 10알(150g)
식용유 1스푼(10g)
부재료
피자치즈 2봉(130~140g)
베이컨 1줄(20g)
양파 1/4개(50g)
양념
폰타나 나폴리 뽀모도로 토마토 파스타소스 1봉(130g)
폰타나 아르베키나 올리브오일 3스푼(30g)
✅추석 특식을 더 특별하게 '송편 피자' 만들기
1. 베이컨과 양파를 얇게 썰어요.
2. 예열하지 않은 팬에 오일을 두르고, 송편, 베이컨, 양파를 넣어 중불에서 1~3분간 볶아요.
3. 토마토소스를 넣어 중불에서 1~2분간 소스가 한 번 끓어오를 때까지 가열하고 마지막에 올리브유를 둘러줘요.
4. 다른 팬에 오일을 넣지 않고 피자치즈를 동그랗게 올린 후, 중불에서 1~3분가량 치즈를 녹여요.
5. 4)에 3)을 올려주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