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객체가 아니다 — 존재 전체로서의 의식과 선악의 붕괴
인간이 만들어온 거의 모든 종교는 신을 ‘어떤 존재’라고 전제한다.
감시하는 존재
판단하는 존재
벌을 주거나 복을 주는 존재
계획을 갖고 인간을 이끄는 존재
이런 관점은 인간의 본능이다. 왜냐면 인간은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당시 인류는 자연재해·질병·전쟁·기근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고 설명할 수 없으면 불안을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설명 가능한 인격체로서의 신”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 관점은 ‘신이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는 전혀 도달하지 못한다.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신은 종교적 존재가 아니라 존재 전체로서의 의식이다.
그건 개별 개체가 아니다.
형태가 없다.
의지가 없다.
판단이 없다.
개입하지 않는다.
모든 존재는 하나의 거대한 의식이 각기 다른 몸을 통해 경험하는 방식일 뿐이다.
불교는 이것을 ‘법계(法界)’라고 불렀고, 스피노자는 ‘신=자연’이라고 불렀으며, 현대 물리학 일부는 ‘의식의 필드(field)’로 표현한다.
즉, 신은 밖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모든 존재의 바탕에 깔린 ‘전체 의식’이다.
신을 객체로 생각하는 순간 세계는 왜곡된다. 신은 누군가가 아니라, 전체성, 존재성, 총체성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은 혼란스러워한다.
“그럼 악한 행동은?
전쟁은?
학대는?
범죄는?
고통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이 모든 것이 절대 악이다. 하지만 우리는 신이 인간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착각을 한다. 신은 인간을 ‘감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존재 전체의 흐름을 관통하는 의식이기 때문에 선악이라는 인간적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한 인간이 “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인간에게는 “악”일 수 있다. 선악은 상대적이며, 아바타의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심리적 분류 시스템이다.
신이 느끼는 것은 “이 경험이 옳다/그르다”가 아니라 경험의 진동·질감·특성의 총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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