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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왈JS Jul 18. 2023

쉽고 흥미로운 51가지 심리 법칙,

서평. 마음의 법칙_폴커 키츠, 마누엘 투쉬

마음의 법칙_폴커 키츠, 마누엘 투쉬

아마존 베스트셀러 심리학 분야 60주 연속 1위를 한 책, <마음의 법칙>. 방송과 강연으로도 유명한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추천사를 써서 눈여겨봤던 책이다. 이 책의 저자 폴커 키츠와 마누엘 투쉬는 독일에서 가장 신뢰받는 심리학자 듀오라고 한다. 특히 3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원 출신에 저널리스트, 시나리오 작가, 저작권 전문 변호사로도 활동했다던 폴커 키츠의 경력이 인상적이다.





<마음의 법칙>은 여러 구체적인 실험으로 증명된 51가지 심리학 법칙들을 쉽게 풀어낸 책이다. 두 명의 저자는 그동안 수많은 심리상담을 해오면서 인간관계, 연애, 갈등 상황 등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것들을 꼽아 엮어냈다고 한다. 약 300쪽 정도의 분량으로, 뻔하거나 학술적인 내용이 아닌,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례로 들고 있어서 재미있고 편하게 읽었다. 

 


전체적으로 두 갈래로 나눠 책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하나는 내 안의 감정과 생각들, 그리고 또 하나는 타인과 소통할 때의 심리. 책 초반의 심리 법칙들은 내 마음을 정리하고 긍정적인 삶의 방향성을 다지는데 도움이 되었다.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사물이나 사건이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이 불안의 원인이다.”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말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의 사물 사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우리의 생각이요 마음이다.

내 안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인정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책 초반에 가장 먼저 나온다. 감정에 점수를 매겨 특정 감정을 모른 척하지 않는 것. 그리고 벌어진 상황에 대해 습관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관점의 틀을 씌워보는 것(리프레이밍). 우리가 부딪히는 일상의 사건과 상황에 낡은 테두리, 낡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사고를 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다 보면 끌려가는 인생, 상황에 좌지우지되는 삶이 아니라 ‘내 힘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충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감정과 마음은 다르다. 감정에 따라 나의 마음이 결정된다고 보통 생각하지만, 사실은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감정도 조절되고 행동도 바뀐다. 기쁨, 슬픔, 좌절, 실망… 감정은 지나가지만, 그에 따른 내 행동은 삶에 분명히 남는 것이니 그것을 잘 인정하고 처리하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종종 쓰는 말 ‘마음먹기’란 상황과 사람 사이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마인드 컨트롤 방법들이 인상적이었다.

확언과 비슷한 말로, ‘자기충족적 예언’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매일 스스로 어떤 바라는 바를 예언으로 걸 때 정말 현실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오늘 나는 모든 일을 잘 해낼 거야!’ 이렇게 말할 때 그 예언으로 인해 뇌에 긍정적인 의지가 인지되는 것이다.

또한 습관화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자극에 대한 반응은 시들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짜증스럽고 지루한 일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덜 불편해지고, 즐겁고 신나는 일은 점점 지루해진다. 저자는 즐겁고 신나는 일은 짧게, 끊어서 해야 그 기쁨을 연장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반면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은 마음먹고 한 번에 밀어붙이면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부담감이 줄어들기도 한다.

 


이 외에도 내가 실수했을 때, 부끄러운 상황에 놓였을 때 많은 사람이 그 장면을 기억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소수만이 인지하고 기억한다는 스포트라이트 효과,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비교의 덫 등을 언급하면서 마음을 튼튼하고 긍정적으로 다질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시한다. 책에 소개된 심리 법칙들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마인드 셋의 방법들은 내가 원하는 삶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마음을 먹고 어떻게 행동으로 끌어낼 수 있을지 구체적인 도움이 되었다.

 


전자가 내 감정을 다스리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들이었다면 후자, ‘타인과 나’라는 관점에서 지혜와 배려를 배울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 또한 흥미로웠다. 사람들에게 인생의 어려움을 물어보면 대부분이 ‘관계’를 말한다.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란 말 그대로 쉽지 않다. 우리가 심리학책을 들여다보는 계기도 그런 연유일 것이다. 이 책은 인간관계의 필수전략들을 가벼운 상황들을 예로 들어 알려준다.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 무엇이든 미루어 짐작하는 습관부터 버려라. 그리고 상대방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거든 분명하게 물어보라.”

“남의 말을 잘 들어주면 그것이 곧 자신의 입장을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탓에 공감이라는 게 어려워진다. 그렇다 보니 우리는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것을 힘들어한다.”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지만 쉽게 놓치는 부분들을 차근차근 짚어준다. 우리는 갈등이 있을 때 성급하게 상대에게 책임을 묻거나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한 템포 마음을 가라앉히고 외부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은 아닌지, 객관적인 변수가 무엇인지 비판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저자들은 이를 ‘근본적 원인 오류’라고 표현한다.

또한 인간관계의 기본은 적극적인 경청임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상대의 ‘동의하지 않음’은 나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 갈등이 생길 때 성급하게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일단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의 입장을 헤아려 보는 것이다. 다 듣고 나서도 얼마든지 나의 주장을 펼칠 수 있음에도 우리는 성급한 언행으로 관계를 망치기도 한다.

 


인간은 연약한 존재다. 불안과 우울, 관계에 대한 두려움은 거의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다. 이 책은 한걸음 떨어져서 나와 타인을 바라보게 한다. 어떤 부분은 스스로 발전하고 단단해질 힘과 희망을 주고, 또 어떤 부분은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관대함에 대해 가르쳐준다.

아름답게 세상을 바라보라, 웃으면 복이 온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라… 가끔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읽으며 그저 추상적이고 듣기 좋은 말들만 쓰여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물리적이고 정량적이며 구체적인 사례, 행동 지침이 있어 더 담백하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용적이고 유용하다.

 


김경일 교수의 추천사처럼 심리학 도서는 시대를 불문하고 끝없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 책은 전문적이거나 학술적이기만 한 내용이 아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정말 유용한, 쓸모 있는 행동 지침을 제시해 준다. 마음을 정리하고 또 내면의 힘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심리학 입문용으로도 좋고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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