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마요네즈와 케첩 만들기
마요네즈와 케첩을 만들었다. 몇 년 전부터 만들고 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꾸준히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자주 먹지는 않아서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만드는데 막상 만드려고 하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마트에 가면저당에서부터 원하는 맛대로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수제 스타일은 없었다. 그래서 만들기 시작했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후, 먹는 음식을 많이 바꿨다. 먹던 것을 안 먹을 수 없으니 조금이라도 달지 않고 첨가물이 덜 들어간, 건강하게 만들어진 재료들로 찾아 먹었다. 하지만 소스는 어려웠다. 소스 특성상 강한 맛을 내려면 그만큼 자극적인 재료가 많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설탕과 첨가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요즘은 대체당으로 만든 소스도 나오지만 그마저도 먹기 무서웠다. 그래서 수제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봤다. 수제로 만들면 원하는 대로 간을 조절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만든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시판 제품에 비해 맛은 조금 부족하지만 그 역할은 톡톡히 한다. 단맛은 줄이지만 간은 맞추기 때문에 먹기에도 나쁘지 않다.
마요네즈는 달걀, 올리브오일, 식초, 소금을 넣고 만든다. 블랜더로 섞을 때 주의해서 서서히 섞어만 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케첩은 토마토, 원당, 소금, 식초, 전분물을 넣고 만든다. 토마토를 끓는 물에 데쳐 껍질을 까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과 전분으로 농도를 잘 맞춰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다.
만들어놓고 보면 시중 제품보다 오히려 색이 더 곱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첨가물 없이 본 재료만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변수도 있다. 마요네즈는 오일의 색에 따라 색이 바뀌기도 하고, 케첩은 토마토 색에 따라 진한 정도가 바뀐다. 마요네즈는 올리브오일이 주재료이기 때문에 오일의 향과 맛에 따라 그 풍미가 좌우된다. 케첩은 토마토가 주재료이기 때문에 토마토가 익은 정도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 오일이 쌉싸름하면 마요네즈도 쌉싸름하고, 토마토가 밍밍하면 케첩도 밍밍하다. 한치의 오류도 없이 넣은 그대로 나오니 허탈할 때도 있지만 이게 핸드메이드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소스를 만들고 나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정작 요리는 시작도 안 했는데 기운이 다 빠져버렸다. 시판 소스를 사용했다면 벌써 요리가 끝이 났을 텐데 괜한 고생을 자처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만든 소스를 꺼내면 생각이 달라진다. 자연스러운 맛이 입맛을 돋우고 속도 훨씬 편하다. 그나저나 토스트를 해 먹으려고 했는데 소스 만든다고 힘을 다 썼으니 내일로 미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