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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의 빛 May 01. 2024

변신 실패, 변장 성공

찰나의 발견 :
그건 행복이었네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 책의
'거지 나사로'

나사로는
곱고 화려한 부자와 상반되는데
헌데 투성이로 대문 앞에 버려진 거지다.
(헌데 : 부스럼이나 상처가 나서

살갗이 헐어 상한 자리)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배 불리려 하는데
심지어
개들이 와서 그 헌데를 핥는다.


2011년 어느 일요일 저녁,
나는
거지 나사로가 되었다.


한 달 동안
매주 일요일 저녁에는
목장별 성극예배로 드려졌다.

내가 속한 목장에서는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로
무대에 올랐다.

점심 식사 후
오후 내내 마치 진짜 연극배우가 된 것처럼
달달달~ 대사를 외우며
동선과 호흡을 맞췄다.

배우의 연기만큼 중요한
분장 타임!!

그저 대~~~ 충
구멍 나고 찢긴 포대자루 하나
슛~ 뒤집어쓰면 되는 줄 알았다.

그건,
정말 뭘 모르는
나만의 어리석은 착각이었다^^;;

어떤 젊은 청년보다
더 젊고 센스 있게 사시는
미용사 권사님이
미용실에 구비되어 있는 다양한 화장품을 장착하고
세팅 준비를 끝내놓고 기다리셨다.


변신을 원했는데
변장이 되었다
^^

손끝이 살아 있는
감각쟁이 50대 권사님은
정말 보기 좋게 나를 바꿔놓으셨다.

누가 봐도
'거지'
'상그지'

제법 창피했다.
하지만 나는
변장된 내 모습의 나사로를 즐기기로 했다.


그렇게 보니, 뭐~
그지 나사로인 나~도
그 나름대로 멋지더라

10년이 훌쩍 지나
오래된 기억 속으로 돌아가
다시 보니, 뭐
괜찮다^^

나사로를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
적어도 그 순간은 최고의 영광이었고
적어도 그날을 되돌아가는 나에게는
'행복'이란 스티커가 붙어있다.



나사로는
거지로 살면서 고난을 받았기에
하늘에서는 위로를 받는다고 나온다.

나사로처럼
힘들고 지친 나의 오늘이
하늘의 위로를 받는 인생이 될 수 있음에
감사를 누리고

받은 위로로
나처럼 힘든 사람 위로하고 살 수 있음에
행복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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