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고블록체인연구소 Aug 30. 2023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는 어떻게 연결될까

정종연 위고 블록체인연구소 매니저

어린 시절의 필자는 게임을 참 좋아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게임 중독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금이야 게임이 다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어린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 늘 새로운 게임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접히는 스마트폰이나 배터리 효율이 대폭 개선된 신형 전기차를 바라보는 현재 필자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저것만 있으면 삶의 질이 나아지고 행복해질 것 같은, 닿을 듯 닿지 않는 환상 말이다. 기술의 변화와 혁신은 늘 우리의 삶에 꿈과 희망을 안겨주곤 한다. 지나고 보면 모두 옛것이 되어 새로운 것에 의해 대체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미지 출처: pixabay

그러던 어느날, 더 이상 레벨을 높이고 새로운 아이템을 얻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왔다. 게임 내에서 해볼 건 다 했기에 더 이상 새로움이 없었다. 더 이상 구매할 아이템이 없어졌기에 게임 머니가 차고 넘쳤다.


“게임 머니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면 더 열심히 할 텐데.”


친구에게 푸념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도 게임이 끝나고 컴퓨터 전원을 끄면 공허함만이 남을 뿐이다.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이 없는 것이다. 또한, 게임 개발사에서 사업을 접을 경우 게임에서의 모든 '업적'은 사라진다. 실제로 필자는 열정을 바치던 게임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는 일을 경험했었다. '업적' 뿐 아니라 그 시절의 추억 또한 게임과 함께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이러한 경험으로 게임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 필자는 대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접하기 전까지 게임을 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사용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모든 정보가 사라지는 것은 중앙화된 게임 서버 때문이다. 모든 정보가 한 장소에 저장되고, 특정 관리자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정보의 삭제는 매우 쉽다. 그런 문제 때문일까? 몇 년 전부터 중앙화된 게임의 대안으로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크립토키티 백서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 크립토키티다. 크립토키티에서는 고양이 캐릭터를 키우고 이더리움으로 거래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모든 정보는 중앙서버가 아닌 블록체인에 분산 저장되기 때문에 게임이 사라져도 정보는 남게 된다.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 또한 주목받고 있다. 게임 참여자가 창작자로써 아이템을 제작하고, 플레이어가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통해 구매하는 구조다. 이는 개발사에서만 판매하던 게임 아이템을 일반 사용자도 제작 및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게임과 차이가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형태의 게임도 메타버스로 불리고 있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메타버스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분야 또한 다양하다. VR, AR, 거울세계,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등 기존에 존재했던 기술도 메타버스라 불리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메타버스의 예시로 게임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게임의 또 다른 형태인가?


그렇지 않다. 게임은 메타버스의 일부가 될 수는 있으나, 메타버스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메타버스에서는 게임 외에 SNS, 협업,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가상과 현실 공간의 상호 작용

필자가 정리한 메타버스는 다음과 같다:


디지털 미(Digital Me) + 디지털 현실(XR) +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 가상 경제(Virtual Economy)


나를 대변하는 디지털 형태의 아바타(Digital Me)가 디지털 세계(XR) 속에서 현실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활동(Digital Twin)을 하고, 현실 경제와 연결되는 디지털 경제 활동(Virtual Economy)을 하는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가상경제 존재 여부가 메타버스와 게임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가상경제에 희소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NFT(대체불가토큰)다. NFT는 무한대로 복제 가능한 디지털 자산에 고유성을 부여하는 증명서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참여자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오픈월드(Open World)여야 한다. 통제 받지 않는 자유로운 경제, 문화, 정치 등 활동이 메타버스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보장 되어야 한다.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블록체인 기반 De-fi(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다. 많은 전문가들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융합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타버스,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모든 이슈에는 의견이 나뉘기 마련, 메타버스 또한 긍정적 시각과 비판적 시각이 공존한다.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미래에 인터넷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과거에 존재했던 기술 또는 기능이 스마트폰으로 수렴되었듯이, 지금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랩탑 등의 기능 또한 가상현실로 수렴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자료 출처: Snapdragon-Tech-Summit,-Hugo-Swart-Vice-President,-Head-of-XR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현실적 한계를 지적한다.


지금의 기술로 가상세계를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VR헤드셋은 착용이 불편하다. Reddit과 Discord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VR기기 사용 중 멀미를 느끼는 사용자가 57.8%로 나타났다.

또한, 게임 외에 사용처가 제한적이다. 제페토, 로블록스, 포트나이트와 같은 게임이 메타버스로 불리며 주목받은바 있으나, 이러한 게임 플랫폼의 사용자 연령층은 대부분 10대 어린이 또는 청소년이다. 지금의 10대가 나중에 성인이 되어도 꾸준히 이러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사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으나, 필자의 경험상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 외에도 법률적, 도덕적 이슈 또한 많기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메타와 애플은 헤드셋을 출시해 경쟁중이며, 삼성전자는 내년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기업마다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메타버스가 아닌 헤드셋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메타버스가 앞으로 어떠한 형태로 변화할지 알 수 없다. 용어 또한 바뀌거나 잊혀질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언젠가 펼쳐질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과거 필자가 상상했던 게임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현실이 되었듯이 말이다.



“상상은 앞으로 인생에서 펼쳐질 것들을 미리 보는 것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