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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Sujin May 22. 2024

서아 #10 꽃은 피고 지고

때를 맞춰
꽃이 피고 지는 사태를
그저 logos라 정의 내리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둘러싼 세계를
부수고 나온 싹의 고군분투와

중력마저 거슬러
물을 길어 올리는  뿌리의 노고

햇살 하나 허투로
흩어 보내지 않는 초록잎의 열심

때를 맞춰
불어주는 봄날의 바람과
물기를 잔뜩 머금은 대지까지

꽃 한 송이 피우기 위해
그 긴 겨울 버티고 견디며 준비한
온 우주의 노력

아, 이것이 lo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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