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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Sujin Jun 26. 2024

서아 #13 꽃게


파드닥 파드닥
싱크대 안 예닐곱 마리
격렬한 움직임

잡힌 것에 대한 분노도 잠시
이내 다리를 툭툭 끊어낸다

사지를 끊어내는 고통으로
차마 잊고자 한 것은
떠나온 곳에 대한 그리움일까
갈 곳을 알지 못하는 공포일까

아.
내 마음에도 다리가 있어
이따금 몇 개씩
툭툭 끊어내고 싶다

어느 날엔 그저 몇 개씩
툭툭 끊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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