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 원을 경영하라 > - 박정부
< 천 원을 경영하라 >
국민가게 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본질 경영
저자: 박정부
출판: 쌤앤파커스
최초 발행: 2022.12.01.
창업자 박정부와 다이소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의 유형이다. 창업가와 자신의 이야기.
박정부 창업가의 어릴 적부터 지금의 (주)아성다이소를 창업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다.
45살에 (주)아성다이소의 모태인 한일맨파워 (현 (주)아성다이소HMP)를 창업한 박정부 창업가는 남들과 늦게 사업을 시작했음에도 공장장의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와 끝없는 열정을 바탕으로 현재 연매출 3조 원에 육박하는 (주)아성다이소를 만들 수 있었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참고로 일본 다이소와 국내 다이소는 완전히 별개 기업이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 가능하다.
< 천 원을 경영하라 >에서 감명 깊게 읽은 내용을 아래 정리했다.
1. 그도 한 때는 한없이 작아진 경험이 있다.
2. 역시 타이밍이다.
3. 단일 거래처의 리스크
4. 동료에 대한 언급이 없다.
5. 그 외 기억에 남았던 점
1. 그도 한 때는 한없이 작아진 경험이 있다.
"그런데 파업이 시작된 이후 나는 회사에서 가장 무능한 간부가 되었고, 최인 아닌 죄인이 되었다."
"차라리 책임을 물어 해고당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첫 직장에서 16년 동안 근무하고 있던 그는 우수한 성과로 빠르게 현장 최고 책임자의 직무를 맡게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민주화 열풍과 함께 노조 활동이 활개 하면서 자신이 관리하던 공장이 파업에 들어갔고 그는 한순간에 회사에서 가장 무능한 간부가 되었다.
" 아마 그 첫 거래가 아무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면, 이후에 나는 작은 것 하나하나에 그토록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아성다이소의 모태인 한일맨파워를 창업을 한 이후 첫 발주를 넣은 제품도 모두 불량이었다. 해당 제품은 재떨이 었는데, 유리로 만든 제품이다 보니 그 과정에서 기술적인 오류를 발견하지 못해 결국 전략 폐기하였다.
일이 풀리지 않아 자책의 늪에 빠지고 스스로의 능력을 의심할 때 이러한 글은 큰 위로가 된다. "내가 대단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비슷했구나"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는다. 창업가 본인이 저술한 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2. 역시 타이밍이다.
"그 '읽어버린 10년'이 오히려 일본 다이소에는 천우신조였다."
"그런데 1호점을 연 바로 그해 가을 IMF 외환위기가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아성다이소는 처음부터 B2C 사업을 하지 않았다. 소비자에게 물품을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닌 일본 다이소를 운영하고 있는 다이소산교를 포함한 몇몇 일본 업체들에게 물건을 납품하는 B2B 사업을 전개했다. 그중 매출 비중이 컸던 다이소산교의 압박에 따라 그 이외 업체들에게는 물품을 납품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경영적으로 아주 좋은 판단이 되는데, 그 이유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다가오면서 저렴한 소비 물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다이소산교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됐기 때문이다.
아성다이소도 마찬가지이다. 자체 매장을 내기로 결심한 이후 1호점을 내자마자 바로 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국가적으로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일본과 동일하게 저렴한 물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며 (주)아성다이소는 단기간 내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창업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기업 성공 사례를 들여다볼수록 참으로 맞는 말인 것 같다. 기업의 성공에는 수많은 고민, 실행, 고통, 어려움, 전략 등이 그 기전에 깔려있겠지만 결국 시대적인 타이밍은 무시할 수 없다.
3. 단일 거래처의 리스크
"2006년에는 수출액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다이소산교가 유일한 거래처였기 때문이다"
"다이소산교 측에서 물류 부문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에 산재해 있던 임대 창고를 통합해 직접 물류센터를 건설했다. 그러면서 직송에 대한 부담을 떨쳐낼 수 있었고 비로소 다시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위에 언급했듯이 아성다이소는 다이소산교와 더욱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결국에는 거의 유일한 거래처가 되었다. 이는 매우 큰 위험이 따른다. 당연하게도 다이소산교가 무너지면 아성다이소가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려하던 일이 발생했다.
다이소산교의 점포가 늘고 상품이 많아지자 아성다이소에게 직배송을 요구한 것이었다. 물류비를 감당할 수 없어 이를 떠넘긴 것이었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자 아성다이소의 수출액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시도를 했지만 크게 바뀌는 것은 없었다.
결국 이 악재는 다이소산교가 물류센터를 지으면서 해결되었다. 물류비용을 절감해 아성다이소에 요구한 직배송에 필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만약 다이소산교가 물류센터를 짓지 않았다면 아성다이소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단일 협력 업체가 가지는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가 발생한 것이다.
아쉬운 판단을 통해 기업의 생존 여부를 남의 손에 쥐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운은 사업의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믿기에 모든 상황을 기업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업의 명운을 남의 손에 맡기는 것은 도박에 가까운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4. 동료에 대한 언급이 없다.
신기한 점은 책 전체를 통틀어 동료 및 직원에 대한 언급이 없다. 실명이 아닌 "직원"이라고 적혀있다. 이 특징이 박정부 창업자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성다이소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을 집필할 때 생각나는 동료가 정말 단 한 명도 없었을까? 언급하지 않기로 결정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자세한 이유를 박정부 창업자에게서 직접 들어보고 싶기는 하다.
5. 그 외 기억에 남았던 점
- (주)아성다이소는 단 한 해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 기업 상황이 좋지 않았던 시점에 물류 센터를 짓는 대담한 결단을 내렸다.
재밌는 책이다. 길지 않고 어렵지도 않다. 우리 집 근처에 있는 다이소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그 내막은 어떤지 궁금하다면 충분히 읽어볼 만하다.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