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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뮤연뮤 Jun 10. 2024

19. 연극 <오셀로> 리뷰

질투라는 이름의 민낯

포스터 - 예술의 전당

연극 <오셀로>

2023. 05. 12 ~ 2023. 06. 04

예술의 전당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박호산, 유태웅, 손상규, 이설, 이자람, 이호재, 홍선우, 심완준, 장재호, 이혜리, 김수현, 정태화, 김하람, 조형일, 윤예림, 박성민, 이경한


@yeonmyu_0113

1. 들어가며

2. 스토리 라인

3. 질투라는 이름의 어둠

4. 이아고

5. 나오며 


1. 들어가며

<오셀로>는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4대 비극 작품 중 하나다. 그런 만큼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만큼이나 유명한 작품이며 <오셀로>의 명성은 예술의 전당 개관 5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부족하지 않았다. 많은 유명 배우들의 출연과 질투라는 성격 결함을 가진 오셀로가 어떻게 살아날지 많은 기대를 샀다. 


2. 스토리 라인

무어인 오셀로는 용병 출신 장군이다. 그는 부와 명예, 아름답고 정숙한 데스데모나라는 아내까지 얻는다. 하지만 모두가 오셀로를 칭찬하더라도 은연중에 그가 무어인이라며 무시한다. 그의 부하이자 베네치아 출신의 백인 이아고는 자신이 아니라 캐시오가 부관으로 발탁되자 캐시오 축출과 자신의 아내와 오셀로가 바람을 폈다는 이유로 악행을 저지른다.


이아고는 오셀로의 인간 관계를 이간질한다. 데스데모나가 캐시오랑 바람을 피는 정숙하지 않은 여성이라 말하고 데스데모나 소유의 손수건을 이용해 정황을 조작하여 오셀로를 흔든다. 결국 이아고의 간계에 빠져 오셀로가 직접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만다. 하지만 모두가 알파시피 데스데모나나 캐시오는 결백했다. 사건의 정황을 뒤늦게 안 데스데모나의 시녀이자 이아고의 부인 에밀리아가 모든 사실을 폭로한다.  진실을 알게 된 오셀로는 자책과 절망 끝에 데스데모나를 죽인 손으로 스스로를 살해한다. 


3. 질투라는 이름의 어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 속 오셀로는 질투라는 성격 결함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질투는 작품 <오셀로>를 흘러가게 하고 비극을 산더미처럼 크게 부풀린다.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사랑하지만, 한편으론 그녀에게 열등감도 있으며 캐시오를 인정하면서도 그를 의식하고 있다. 또한 주변인들은 정숙한 데스데모나와 결혼한 오셀로를 질투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 질투라는 감정은 바로 ‘차이’에서 온다. 그 차이는오셀로는 유능하고 무공을 많이 세웠으나 그런 그도 극복하지 못한 태생적 조건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인종 문제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셀로는 무어인(크게 아마지그인과 흑인, 이주 아랍민이 이에 속함)이다. 백인들이 주류인 베네치아에서 그는 검은 피부를 가진 무어인이며 거기에 아름답고 어리고 태생부터 귀족인 데스데모나와는 다르게 그는 나이가 많고 잘생기지 않으며 천한 출생이다. 모든 점에서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는 다르다(캐시오는 백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게 인종이지 나이, 외모, 출신까지 오셀로의 열등 의식을 흔들 조건은 즐비했다. 그럼에도 데스데모나는 오셀로를 긍정적으로 보았고 아버지와 의절하면서까지 오셀로와 결혼했다.


하지만 사회적 성공을 하더라도 과거를 바꿀 수 없고, 무시가 기저에 깔린 세간의 평가도 달라질 리 없다. 그래서 오셀로 자신도 마음 한구석에서 그런 시선들을 의식하고 있다. 때문에 데스데모나가 누구보다 정숙한 인물임을 알면서도 이아고의 이간질에 넘어가고 만 것이다. 

@yeonmyu_0113

 이번 연극 <오셀로>의 연출은 무대에 펼쳐진 칠흑같이 어두운 배경, 똑, 똑, 똑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물방울은 바로 ‘질투’다. 어둠을 닮아 빛을 집어삼키고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이 결국 바위를 뚫는 것처럼 오셀로의 마음을 뚫는다. 또 무대가 아주 깊게 사용됐는데 거대한 동굴처럼 보일 만큼 깊고 깊었다. 배우가 뛰어오는데 한참이 걸린다. 빛 한 점 들지 않는 동굴을 닮아 깊고 어두운 무대는 이 이야기에 희망이 없음을 시사하는 걸까?


누구보다 데스데모나와 가까운 사이이면서, 주변인에게 한 번이라도 상황을 물어봤다면 남편이 아내를 죽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오셀로에게 일어난 비극은 질투에 좀먹은 스스로가 저지른 일이다. 강인한 장군도 결국 나약한 부분을 가진 인간이었을 뿐이었다. 


4. 이아고와 데스데모나

이아고는 <오셀로> 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감정이 작품을 흘러가게 한다고 했지만 이아고가 없으면 작품은 시작조차 할 수 없다. 주인공이나 다름없고 동시에 화자며 오셀로는 이아고에게 희롱 당하는 인형이다. 또 악의로 가득 찬 인물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아무리 승진에서 밀려도 상대를 몰아낼 생각은 하지 않는다(이아고의 처음 목적은 캐시오 축출이었다)


이아고라는 인물이이렇게까지 악의로 가득할 수 있는지는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현실적이라는 생각이다. 작가가 이런 인물을 만들어내고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거론되는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상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를 위협하는 사악한 존재인 것이다.


이런 이아고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데스데모나다. 데스데모나는 <오셀로>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누구보다 고결한 인물이다. 오셀로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편견에 물들지 않은 인물이다. 그녀는 오셀로에게 빛이 되어줄 인물이었다. 죽는 순간까지도 오셀로를 사랑했다. 하지만 결국 데스데모나는 악에 잡아먹히고 만다. 선한 것이 항상 승리하지 않는 쓸쓸한 현실의 일면이다.


5. 나오며

<오셀로>를 관통하는 단어들은 질투, 열등감, 인종이다. <오셀로>에는 당시엔 보기 드문 인종이란 개념이 사용됐다. 겉보기에는 인종이지만 결국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타인과 다름을 의미한다.


작중, 주변인들의 편견과 차별이 올바르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오셀로의 주변인들은 낮춰봤던 상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얄팍한 자존심, 거기에 자신들을 뛰어넘어 이익을 빼앗아간다고 여겨서일 것이다. 오셀로가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얻은 성공을 부정하는 건 옳지 않다.


결국 아무리 성공할지라도 열등감에 패배한다면 성공은 아무 의미 없다. 그러므로 작품 <오셀로>는 열등감에 대한 주의, 그리고 악의로 가득 찬 이아고, 차별을 숨 쉬듯 일삼는 주변인, 열등감에 사로잡혀 아내를 죽인 오셀로, 순수한 데스데모나를 통해 사람들이 인간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의상을 현대식으로 준비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더불어 해당 공연은 호불호를 좀 탔다. 연기에 대해서는 호평이었으나 무대를 사용한 방법이나, 조명이 너무 어두워 보기 어려웠던 점 등 여러 이유로 불호를 탔다. 다만 이번 <오셀로> 연극은 예술의 전당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극장에서 영상물로 확인할 수 있다. 공연이 어떤지는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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