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모른다. 나만의 패션 이야기

2011년, 유니클로와 빈티지에서 시작된 나의 패션 기록

by fafilife

2011년, 옷을 좋아하던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빈티지 사이트를 알게 됐다.

막상 들어가 보니 가격도 저렴했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눈에 띄게 개성 있었다.


다른 학교의 ‘옷쟁이’ 친구들 역시 빈티지를 즐겨 입었는데, 롱코트나

중절모 같은 아이템을 입고 찍은 사진이 싸이월드 사진첩에 자주 올라오곤 했다.

그 모습들을 보며 “아, 빈티지가 이렇게 매력적인 세계구나”라는 걸 처음 깨달았다.


내가 처음 빈티지로 구매한 제품은 의외로 유니클로 UT 티셔츠였다.

당시 절친이 유니클로 후리스를 추천해주기도 했는데,

그 제품은 가성비도 좋고 생각보다 따뜻했다.

많은 사람들이 산다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보세 제품을 주로 사던 시절이었지만, 유니클로를 통해 ‘브랜드가 가진 힘’을 조금씩 실감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내 관심은 여전히 빈티지 쪽에 더 기울어 있었다.


패션에 관심 많은 친구와 어울리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던 학생 시절, 나는 주로 시장에서 산 신발을 신었지만,

첫 메이커로 신었던 브랜드는 컨버스 로우였다.


주변 친구들은 반스 어센틱, 뉴발란스 574 같은 제품을 즐겨 신었고,

조금 더 여유 있는 친구들은 조던을 신고 다니기도 했다.

그런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눈을 뜨게 되었고,

친구들과의 대화와 경험은 내가 패션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해준 교과서였다.


학생 때는 사실 두발과 교복 규정이 엄격했다.

차별화를 줄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았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교복을 입고 지내야 했으니,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건 교복의 작은 수선, 신발, 그리고 머리 스타일 정도였다.


어떤 친구들은 교복 바지통을 줄이거나 길이를 다듬어 자기만의 핏을 만들었고,

어떤 친구들은 눈에 띄는 스니커즈를 신어 포인트를 줬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학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면,
남는 건 사실상 신발 하나뿐이었다.


교복 속에서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였던 셈이다.


돌이켜보면, 그때 알게 된 브랜드와 시도들이 단순히 옷을 입는 방법만 알려준 건 아니었다.

패션은 ‘돈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한계 안에서 어떻게 개성을 드러내느냐라는 걸 배운 시간이었다.

그 깨달음이 지금까지 이어져, 새로운 브랜드를 접할 때도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하나의 경험으로 바라보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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