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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병길 Oct 07. 2023

북한과 남조선 괴뢰, 그 용어의 무서운 변화

북한과 남조선 괴뢰, 그 용어의 무서운 변화     

이병길

          

2023년 아시안게임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게임은 승부를 보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단순히 개인이나 단체의 게임이지만 그것은 국가 간의 경쟁을 위미한다. 금메달을 쟁취한 사람은 자국의 국기를 감싸거나 국가가 울려 퍼지는 감동을 느낀다.. 국민들은 자국민의 승부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국가 간 대한 경기이다. 스포츠의 승부는 강렬한 애국심을 끌어올린다. 공정한 경쟁의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지만, 금메달 앞에서는 가끔 망각되기도 한다. 그것이 개인의 승부욕보다 국가 간 대항 경기이기 때문이다. 애국심 우열의 여부는 승부의 결과로 나타난다. 실력이 좋으면 애국심을 고취시키지만, 패배하면 열패감을 느끼게 한다.     


국가 간 경기는 중계를 함으로 그 국가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국민을 단합시킨다. 중계 자막에는 반드시 국가 대 국가의 경기임을 그 국가 이름으로 표시한다. 그런데 Republic of Korea(ROK)와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DPRK)의 경기에는 다르게 표기한다. 한국 대 북한, 조선 대 남조선이다. 자기 나라는 정식 명칭을 사용하고 상대국가는 남과 북이라는 지역 명칭을 보통 사용한다. 이는 Korea가 지역적으로 남북으로 분단된 현살을 보여준다. 자기 국가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자기 국가형태로 흡수통일되어야 할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연히 국제관계에서는 다른 국가이고 그래서 정식 국가 명칭을 사용한다. 즉 국제적으로는 다른 국가이지만, 국내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흡수 통일의 대상인 지역이다.      


ROK와 DPRK가 서로 현실적으로 만나 대화할 때는 그래서 다소 중립적으로 남측, 북측이라 점잖은 영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적대적 관계로 돌아서면 그 중립적 언어는 사라진다. ROK와 DPRK가 국제회담, 남북회담, 남북 합의와 같이 공식적 문서를 작성할 때는 ROK와 DPRK가 사용된다. 그래야 국제법적으로 효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현재 ROK의 헌법에는 영토가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되어 있다. 통일 지향의 헌법을 강조하다 보니 남의 나라 땅을 자신의 영토로 일방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ROK 그 자채가 남북한 전체, 즉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영토를 통일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용하고 있다. 이는 현재 국제적으로 국가로 인정되어 UN에 가입한 나라의 영토를 일방적으로 강제 편입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DPRK에는 자신의 영토에 대한 규정이 헌법에 없다. 대부분의 국가는 자기 영토의 범위에 대해 규정하지 않고 있다. 영토는 영원불변이 아니라 변경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를 제한하여 자신의 영토를 한계 지어 국가 영역을 확대하지 않으려는 국가는 없다. ROK는 스스로 잠금장치를 하여 자신의 영토를 한반도에 구속시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과거의 조선시대 또는 그 이전의 역사적 소유 영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다.      


ROK의 영토는 일방적이다. 영토는 법률로 정함이 맞지 헌법에 명기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아무튼 ROK와 DPRK는 자국민에게는 절대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자국민에게 상대 국가의 정식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평양에서 ROK와 DPRK가 올림픽 예선을 해야 하는 데, 상대방 국기와 애국가 사용 문제로 중국에서 예선전을 치른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DPRK의 지도자가 ROK를 ‘대한민국’이라고 정식으로 그 이름을 DPRK 국민에게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나의 국가로 인정한 것이다. 통일 지향의 국가로서 금기시되는 다른 국가 명칭을 사용했다. 이는 북한이 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ROK를 바라보는 DPRK의 시선이 달라졌다. TV 중계 화면에 “(남조선) 괴뢰”로 표시한 것이다. 한때 ROK에서 DPRK의 군대를 ‘(공산) 괴뢰군’이라고 한 적도 있었다. 남조선을 단 한 번도 주권국가의 체모를 갖춘 정상적인 나라로 인정한 적이 DPRK는 없었다. 그래서 남조선은 미제국주의자들의 괴뢰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번에 ‘대한민국’과 ‘괴뢰’가 혼용되었다. DPRK는 변했다. 특히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돌변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핵 무장을 통한 주체적 자주 국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한반도에서 두개의 국가가 생긴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두려운 변화 첫째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국가를 인정하는 일이다. DPRK에서 인정한 국가 이름은 ROK에서도 상대 국가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한반도는 두 개의 분단국가가 존재함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 이후 두 나라는 상호 공식 외교관계를 맺을 수 있고 대사를 파견할 수 있을 것이고 전 세계의 여러 나라와도 외교를 확대할 것이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에 긍정적일 것이다. 상대에 적대적인 법률은 폐기의 절차를 밝아야 하고 영토 규정에 대한 헌법도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두려운 변화는 한반도의 국토 통일은 이제 물 건너가는 일이 된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남북국시대가 시작될 것이다. 그 변화는 남북국 간의 영토 통일이 아닌 교류와 협력의 동반자적 통일로 진행될 것이다. 자유 왕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또는 갈등하고 경쟁할 것이다. 영토 통일에 대한 집착을 벗어던지면 민족 간의 공통분모를 발견하면서 정서적 통일은 가능할 것이다.      


세 번째 두려운 변화는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상태가 완화될 것이다. 서로를 죽이겠다는 사고방식에서 공존과 공생의 방식을 택할 것이다. 군사주의자들은 평화주의자들에 의해 패배할 것이다. 그렇다고 기본적 군사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DPRK의 핵 무장은 상징적 의미로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긴장은 두 개의 KOREA가 한반도의 비무장 혹은 무기 감축을 통해 을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군사비의 감축은 국민 복지와 세계 평화 비용으로 지출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두려운 변화를 두 KOREA 지도자가 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과 다른 국가로의 두려운 변화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무능하고 대결 지향적 지도자에서 평화 화해의 지도자로 변신하는 그런 지도자가 지금 필요하다.     


2023년 10월 8일  이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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