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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다 Sep 26. 2023

텅장이 된 개미투자자 이야기

잔고 뽑아주세요...

증권사에서 근무할 때다.


문을 열고 걸어 들어오는 모습만 봐도 각이 나오는 경지에 이르렀다. 아니나 다를까 잔고를 뽑아달라고 한다.
하... 마이너스 48%, 마이너스 100%가 된 깡통 계좌도 있고..


"사장님, 이런 종목 단타(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수 후 짧은 시간 내에 매도하는 행위)는 안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추천한 종목도 빠졌잖아!!!"


"이 종목의 경우 지금은 잠깐 조정을 받고 있지만 상승여력이 충분하니 조금 기다려주세요."
"에이~ 여하튼 갑니다~!!"



누가 단타를 하랬나. 자기가 매수한 종목이 하락세를 보이니 짜증을 낼 곳이 필요했나 보다.
내 연봉은 욕값이다, 욕값이다~ 생각해도 사람인지라 열받는 건 어쩔 수가 없네.

얼마 뒤 이 고객의 계좌 평가금액은 어떻게 되었을까?
추천했던 종목은 진즉 매도하고 주변에서 좋다 하는 종목(소위 말하는 잡주)을 단타 하여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돈은 돈대로 날렸다.
투자가 아닌 도박을 했으니 예견할 수 있는 결과였다.




자본주의 mom's 투자 인사이트 한 스푼!


하루에 12시간 가까이 차트를 보고 있는 증권사 직원이 매수한 주식도 마이너스가 납니다.
매일 아침 시황을 분석하고 본사의 추천 종목 자료를 공부하고 애널리스트의 기업분석 세미나에 참석하는데도 그럴 수 있다는 겁니다. 주식시장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날씨를 예측하는 것만큼 어렵지요. 분산투자와 적립식 투자를 입사 이래 쭉~강조했지만 이렇게 투자하는 분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덜먹고 운동하면 살이 빠지는데 그게 어려운 것처럼요.


"시장을 이기는 방법은 시간입니다."




다음 편엔 적립식 투자를 했지만 손실(?) 난
직장동료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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