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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사람 Jan 30. 2024

다 나 좋자고 한 일

희생하는 어머니 타이틀은 정중히 거부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뛰어난 모성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특출 난 사명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아이를 키우면서,

보란 듯이 카톡 프사에 행복한 가족사진 올리고 싶었고

남들 해보는 호사들도 조금씩 누리며

나도 괜찮은 삶이라고 자부하며 살고 싶었다.

그게 지극히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때의 상실감, 절망감은 생각보다 깊고 짙었다.

마냥 거기서 허우적대고 있을 순 없었다.

툭툭 털고 살 궁리를 찾아야 했다.


너 때문에,

너를 위해,

그런 생각을 할수록

더 속상하고, 더 힘겨웠고, 더 치열했다.

나에게 쓰는 시간도, 비용도, 에너지도 아꼈다.

필요 이상으로 기대하고 실망했다.


아이를 위해 희생하지 않았다.

단지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하고 행동했을 뿐이다.

그게 날 위한 거니까.

다 나 좋자고 한 일이다.

공치사도 넋두리도 할 필요 없다.


오늘도 다짐한다.

나 좋자고 하는 일들 제대로 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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