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땡스기빙을 맞이하여
Yay~ Thanksgiving 땡스기빙이다!!
미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할러데이인 땡스기빙은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이며 수, 목, 금 3일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낸다. 각 가정의 엄마와 할머니들은 월요일부터 온 식구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땡스기빙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1620년 9월 6일 영국의 남쪽 항구 Plymouth 플리머스에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출발한 102명의 청교도인은 그들의 목적지인 버지니아를 향해 나아갔다. 63일간 북대서양을 지나 길고 긴 항해 끝에 도착한 곳은 그들이 계획했던 버지니아가 아니라 미국의 동북부인 매사추세츠의 해안 'Cape Cod 케이프 코드'였고, 며칠 후 11월 16일 도착한 곳을 그들이 떠난 영국의 고향 항구 플리머스라 이름 지었다.
찬바람이 강한 해안 지역에서 배고픔과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생존투쟁을 하면서 매일 죽어가는 동료를 바라보며 마침내 봄을 맞이한 그들에게 현지 Wampanoag 왐파노아그 인디언들은 청교도인들에게 옥수수와 기타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사냥과 낚시를 익히는 데 도움을 주었다. 크랜베리, 옥수수, 스쿼시를 요리하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청교도인들은 믿음을 갖고 땅을 갈고, 씨를 뿌리며 여름을 보냈고, 마침내 가을이 되자 신대륙에서 소중한 첫 수확을 하게 됐다. 1621년 가을, 살아남은 청교도인들은 함께 모여 이를 감사하는 예배를 드렸다. 또한 왐파노아그 지도자들을 초대하여 야생 칠면조, 오리, 거위, 생선 및 조개류, 옥수수, 녹색 채소 및 말린 과일을 대접했으며 왐파노아그 추장과 그의 부족은 사슴고기를 가져와 함께 소중한 결실의 기쁨을 나눴다.
미국의 첫 이민자 영국 청도교들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범사에 감사하라는 기독교적 생활철학의 행사로 시작된 추수감사절은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모여 전통적인 식사를 나누고 올 한 해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시간이다. 또한 지역사회의 가난하고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봉사의 시간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미국의 땡스기빙 명절 음식들은
Roast Turkey 칠면조 구이
Mashed Potatoes 으깬 감자
Green Bean Casserole 그린빈 캐서롤
Sweet Potatoe Casserole 핑크 고구마 캐서롤
Dinner Rolls 디너롤
Cranberry Sauce 크랜베리소스
Pumpkin Pie or Pecan Pie 펌프킨 파이 또는 피칸파이
Stuffing 스터핑
Gravy 그레이비
한국 음식은 한 테이블에 맵고 달고, 뜨겁고 차가운 음식이 한 상에 다 놓이는 반면 서양 음식은 대부분 셰프가 음식 조합을 생각해 한 접시에 한 끼 식사를 구성해 내는 방식으로 우리와 음식을 접하는 방법이 다르다. 하지만 땡스기빙 음식은 한 상에 다 차려놓고 뷔페식으로 한 접시에 담아서 먹는 방식이어서 약간은 한국식으로 입안을 행복하게 해 주는 기회인듯하다. 한국의 밥이 모든 음식의 맛을 펼칠 도화지가 되듯 여기서는 칠면조 고기가 입안의 맛있는 기본 도화지가 된다. 그 위에 크랜베리 소스 또는 으깬 감자, 그레이비를 곁들이면 감칠맛 나는 조합이 되고 소화가 더 쉬워진다. 그린빈 캐서롤은 값싼 그린빈과 야생 버섯으로 모든 이가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었다.
호박과 피칸이 제철이라 이 재료들을 가지고 갓 만든 파이에 휘핑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으면 자연스레 음식 코마에 들어간다. 음식 코마의 몽롱한 기분으로 모두가 올해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들, 감사의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시간을 보낸다.
미국은 워낙 땅이 넓어 같은 나라 안이여도 딸이 살고 있는 보스턴에서 시애틀까지 오는 데는 비행기로 6시간을 넘게 날아야 한다. 딸애의 바쁜 일정 때문에 수요일 자정에 도착해서 금요일 자정에 떠나는 스케줄로 잠시 우리 곁에 왔다. 우리 집 아이들도 터키를 좋아해서 땡스기빙 때에는 터키를 두 마리씩 로스팅해 냉동실에 얼려놓고 터키햄 샌드위치를 런치로 싸 가곤 했다. 내가 터키 로스팅 한지도 벌써 7년이 지나서 땡스기빙 음식을 하는 게 가물가물하지만 식구들을 위해 만드는 명절음식이라 나도 많이 설렜다.
땡스기빙 다음날에는 태평양 갯벌에서 워싱턴 주의 특산물 Razer clam 줍기를 했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조개 중 하나인 레이저 클램은 손바닥만 한 길이로 길며, 한국의 맛조개와 비슷하지만 아주 쫄깃쫄깃하며 특별한 고소한 맛이 있다.
레이저 클램을 캐는 날이면 태평양 Copalis Beach 코파리스 수십 리 해안가에 많은 사람들이 클램 채취통을 들고 분주하게 뛰어다닌다. 오후 4시쯤 간만의 시간에 맞춰 해안가에 가니 막 해가 떨어질 때여서 갯벌 위로 펼쳐지는 석양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1인당 하루 15마리까지만 잡을 수 있는데 잡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우리는 베이비 레이저 클램만 잡을 수 있었다.
레이저 클램은 끓는 물을 붓고 5초 정도 후에 찬물로 옮긴 후, 껍질 및 내장을 제거하고 잘 손질한 다음, 클램차우더를 만들어 보았다. 조개의 식감이 아주 맛있고 추운 겨울 몸안을 따뜻하고 든든하게 해 줄 감칠 나는 저녁메뉴였다.
2023년은 내게 특별히 기억에 남을 한 해이다. 나의 감사는 올해 나의 인생을 180도 회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가졌다는 점이다. 앞으로 달리는 것만이 열심히 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아니, 쉬면서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둘러보는 시간이야 라고 속삭임을 준 우리 가족들과 주변의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내 속을 채우는데 열심을 멈추고 가진 것을 공유하면서 내면에 찬 것을 이제는 비울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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