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단독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며?
집 짓고 산다 그러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바로 '단열'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란 말은 단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오해이다. 이 말을 하는 사람 중 직접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지은 지 2~30년이 넘은 조부모님 혹은 부모님의 집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과거의 단독은 저런 말이 맞았다. 지금처럼 단열재가 발달하지도 않았고, 시스템 창으로 대표되는 전문 단열창이 활성화되지도 않았다. 끽해야 바닥 기초 혹은 벽면에 스티로폼이나 비닐을 깔고 그 위를 시멘트로 덮는 게 다였다. 그러다 보니 겨울엔 아무리 불을 때도 서늘하고, 여름엔 한번 오른 내부 온도는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특히 온돌로 대표되는 우리의 건축 공법이 미국과 캐나다, 일본의 건축 공법과 결합하며 우리나라의 시공능력은 비약적인 발전을 시작했다.
나도 첫 겨울을 겪기 전엔 도시전설처럼 떠돌던 단독의 난방비 괴담을 믿었다. 한 달에 난방비가 50만 원이 나왔다느니, 100만 원이 나왔다느니, 이렇게 틀고도 오리털파카를 입고 생활한다는 후기들이 인터넷에 짤로 떠돈다. 앞선 글에도 있지만 우리 집은 도시가스가 아니라 LPG다 보니 난방비에 관한 걱정이 더 했다. 하지만 고지서를 받아보니 많이 나오긴 했지만 생계에 위협을 느끼거나 난방비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보통 한겨울이라고 칭하는 22년 12월과 23년 1월, 2월 중 1월 난방비가 가장 많았다. 1월 한 달간 101루베(1루베=1 세제곱미터)를 사용했고 39만 원의 난방비가 나왔다. 아직 아이가 어리다 보니 24도로 고정해 놓고 겨울 내내 살았다. 집이 정남향이라 낮에는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아도 27도 정도까지 내부 온도가 오른다. 이 내부온도가 식은 저녁 여덟 시 무렵부터 보일러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24시간, 한 달 내내 LPG를 틀고 나온 난방비가 39만 원이었다.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엔 도시가스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또 난방비가 얼마나 줄어들라나.
전기세는 역시 여름이 가장 많다. 몸에 열이 많다 보니 5월부터 에어컨을 틀기 시작해서 6,7,8월은 집에 있는 시간 내내 에어컨을 튼다. 가장 많이 나온 달은 22년 8월로 20만 원 정도였다. 올해 8월엔 15만 원으로 5만 원이나 줄었다. 내년엔 태양광을 달 예정인데 전기요금이 얼마나 더 줄어들지 궁금하다.
결국 단열은 여름엔 에어컨으로 만들어진 냉기를 내부에 얼마나 잡아두느냐, 겨울엔 난방 혹은 한낮의 열기로 내부에 있는 높은 온도를 얼마나 잡아두느냐에서 좋은 단열과 그렇지 못한 단열이 결정되는 것이다.
집을 지을 때 단열에 돈을 쏟는다면 그 값어치를 한다. 문제는 조금이라도 싸게 지으려고 재료를 아껴놓고 좋은 단열을 바라는 것이다. 사는 게 모두 그렇지만, 싸고 좋은 건 없다. 제대로 공부하고 옆에서 감시하면 돈을 들인 만큼의 효과는 분명히 나온다. 특히 건축은 이런게 극단으로 적용되는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