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래로 깊게 패인 협곡, 그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한 줄. 서울에서 두 시간 남짓 떨어진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에서는 도시의 일상이 단숨에 멀어진다.
지상 50미터, 절벽 위를 가로지르는 200미터 길의 보도교는 ‘벽 위를 걷는 듯한’ 아찔한 감각을 선사한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면 한탄강이 절벽의 속살을 드러내며 흐르고, 바위벽을 따라 이어진 주상절리가 마치 거대한 조각 작품처럼 펼쳐진다.
이곳은 단순한 전망 명소가 아니다. 자연이 스스로 빚은 지질의 단면을 발로 밟고, 눈으로 읽는 트레킹의 시작점이다.
하늘다리에서 멍우리 협곡까지 이어지는 6km 코스는 강 위와 절벽 아래를 오가며 입체적으로 자연을 체험하도록 설계됐다.
징검다리를 건너며 물살의 소리를 듣고, 바위벽을 가까이 마주하는 순간, 시각보다 감각이 앞선다.
가족 여행객은 물론 자연 관찰형 여행자에게도 인기 높은 이 코스는 왕복 2시간 정도로 무리 없는 난이도다.
사계절 중 특히 가을과 초겨울에는 낙엽이 절벽 틈을 채워 한층 짙은 색감을 선사한다. 입장료는 무료, 주차장까지 완비돼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이제 도심의 시선을 벗어나, 절벽 위를 걷는 특별한 하루를 경험해보자. 한탄강의 절벽과 강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어느 순간, 여행자를 완전히 멈춰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