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16년을 가까이 살면서 이직도 여러 번 했었다. 내가 여러 회사를 옮기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
새 회사로 옮겼을 때, 나를 감싸고 있는 기운의 축이 조금은 바뀐다는 것이다.
새 축의 변화가 새로운 기운을 가져온다.
하지만 그 기간이 길지는 않다.
새로운 기운은 행운을 혹은 새 인연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이 기운이 그냥 나에게 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그 새로운 것들을 잡을 수 있다.
2016년 4월에 새 회사로 이직하고, 5월에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인연이 아닌 사람들과의 데이트로 나의 심신은 몹시도 지쳐있었다.
‘이제 나 혼자 살래!!!’를 외치면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려고 했다. 새 동료가 노동절에 페어웰 파티가 있다며 나를 초대하기 전까지는.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어제는 비혼 주의가 되겠다더니 파티 초대를 받자마자 무슨 옷을 입고 갈지 그것부터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 그래, 새로운 친구들 사귀러 나가보자, 그리고 개그맨 박명수가 뭐라도 찍어 바르고 나가야지 집에만 있으면 아무도 못 만난다고 했었지.‘ 자기 합리화를 하고 파티에 갔고 지금의 남편을 그곳에서 만났다.
잘생긴 프랑스 남자였다. 얘기도 잘 통했다.
12시쯤 집에 가려고 하는데, 그 남자가 나의 위챗(중국 메신저)을 물어보지 않았다.
음… 왜 안 물어보지?
페어웰 파티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그를 발견하고,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내 위챗을 물어보게 할 셈으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나 이제 집에 가’ 이렇게 힌트를 줬는데도 내 위챗을 안 물어본다면,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 인걸로,.,
바로 그가 나의 위챗을 물어보며 다음 주 주말에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다.
이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