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이지 Sep 11. 2023

이름 모를 나무

큰 나무가 되어줘!

9월입니다.

하늘이 높고 하늘이 파랗고 매일이 선물 같습니다.

햇볕이 따가워서 선글라스를 쓰고 걷다가 무심히 안경을 벗고 하늘을 봅니다.

눈과 배가 간질간질  코끝은 이내 찡그려집니다.

아름다운 날씨가 고마운 9월입니다.

마당에 있는 꽃이  9월이면 만발하는데 이제 하나씩 피어납니다.

이사를 오기 전 들어오려고 공사를 하던 몇 년 전 9월  먼지 나는 실내를 벗어나면 이렇게 웃어주는 꽃이 반가웠습니다.

먼저 살던 집주인이 심어주었지만 어쩐지  첨부터 낯설지 않았던  이 꽃이 나는 좋습니다.

마당 한편 허전 한옆을 채워줄 새로운 나무를 심어봅니다.

동네를 산책하다가 어르신이 가져다 심어 보라며 주신 이름 모를 나무의 가지를 무심히 심어봅니다.

이쁜 꽃과 동무삼아 잘 자라주면 좋겠습니다.

들어오는 입구 큰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서 베어낸 자리에도 조심스럽게 가지를 심어봅니다.

어르신 말씀으로는 땅에 심고 물을 주지 말라고 하셨으니 말씀대로라면 이렇게 가지를 심는 것만으로도 잘 자라날 것입니다.

너무 많이 잘라내어 가냛은 가지를 조심스럽게 심고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한편으로 보니 작은 꽃이 웃고 있습니다.

요즘 한참 만발한다는 하와이에서 왔다는 이나무를 잘 키워내고 싶습니다.

하얀 귀여운 미소가  활짝 핀 함박웃음으로 마당을 가득 채울 날을 꿈꿔봅니다.

어르신은 물을 주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몰래몰래 주고 싶을 것만 같습니다.

이 여린 가지가 뿌리를 내리고 단단히 설 때까지 어떻게든 지켜주고만 싶습니다.

오늘 우리 집에 와준 고마운 나무가 잘 자라나기를 바라봅니다.

하와이에서 온 흰꽃을 피는 나무야!

큰 나무가 되어줘!

작가의 이전글 파란 하늘만큼이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