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이지 Jan 16. 2024

엄마 배고파

먹고 싶은 거 말만 해

겨울방학 동안 나는 항상 준비완료였습니다. 주문하는 음식은 무엇이든 만들어내고야 마는 의지를 가지고 바쁘게 뛰었습니다.


나의 일은 노래를 하는 것이지만 취미는 요리입니다.

예쁘게 만들어 한 상 차려놓으면 맛있게 먹을 가족들을 생각하며 기쁘기만 합니다.

정식 자격증이 없지만 우리 집에서 나는 수석 요리사입니다.

가족들의 엄지 척이 어떤 증명서보다 의미 있고 공식적인 인증보다 값집니다.

감자탕끓이는 중
시원한섞박지
돼지 앞다리살 수육과 완성된 감자탕
호박전과 묵전 그리고시원한 소고기뭇국
고기부추 손만두
시사모튀김과 냉모밀국수
달큰한 배추전과 배추된장국
단감샐러드
떡갈비,돈까스,된장국,청포묵무침과 우엉볶음 비엔나소세지
계란빵
막김치

떡볶이

오징어볶음
소고기스테이크와 야채구이
수제스콘

동태찌개

엘에이갈비구이와 밑반찬

해파리냉채와 차요테 할라피뇨장아찌

육전과 스프링롤

빵데께쥬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먹었던 음식사진을 보니 학교가 시작하여 돌아간 두 아이들이 보고 싶네요.

"엄마 배고파!"

문을 열고 아이들이 들어올 것만 같아서 부엌 한편에 앉아있습니다.


돌아가신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배추김치를 다시 한번만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어린 날 뛰어들어가면서 배고프다고 말하던 그날이 그립습니다. 엄마의 음식은 언제나 완벽했었죠. 엄마의 모든 음식은 나에게 힘이 생기는 추억입니다.


 부디 우리 아이들도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힘을 내서 열심히 공부하고 각자생활 속에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당당히 바로서주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각자 학교에서 생활하고 3월이 되어 봄방학에 아이들이 돌아오면 나는 분주히 뛰어다니며 재료를 구하고 내가 추억하는 엄마의 배추김치를 떠올리면서 요리하겠습니다.

문득기억하는 엄마의 거칠었던 손이 내손과 다르지 않음을 보니 빙그레웃음이 나네요.

 핸드크림 듬뿍 발라 내손을 보듬어보는 저녁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인절미는 사랑 빙수는 찐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