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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지 Mar 26. 2024

Berry 해피


아이들이 봄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옵니다.

벌써부터 먹고 싶은 거 말하라고 하면서 뭐든지 만들어주겠다고 큰소리쳐봅니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나는 언제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줬다고 자부해 왔지만 정작 아이들이 먹고 싶다는 음식은 몇 가지 없어요.

갈비탕과 구워 먹는 갈비.

두 가지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듣자마자 장을 보고 국을 끓여  기름을 걷어내고 커다란 대왕갈비를 잘 익혀 냉동실에 넣어둡니다.

국물도 잘 나누어 몇 번 먹일 것을 준비했습니다.

양념갈비는  핏물을 빼고 기름을 잘라내서 과일과 생강마늘 갈아 넣고 짜지 않게 삼삼하게 재워둡니다.

아이들이 각자 학교에서 지내며 가장 부족한 게 뭘까 생각해 보니 과일 먹을 기회가  적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둘째가 학교급식은 냉동과일만 나오는 편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마켓으로 가서 이것저것 과일을 골라봅니다.

한라봉을 닮은 커다란 귤도 사고 한국산 사과랑 배도 준비합니다.

우유를 사러 들렀던 동네마트에서 딸기를 보고 아무 생각 없이 한팩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냄새가 향긋한 딸기  그렇지만 언제나 모양과 향에 비해 신맛이 강하고 식감이 딱딱한 미국딸기는 맛이 없었죠.

유난히 향이 달큼한 딸기를 씻어 한입 먹어보자마자 다시 마켓으로 달려갔습니다.

달고 아삭한 딸기를 미국에서  만난 것에 얼마만인지..

호기롭게 몇 팩을 구입하여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날밤 저녁 남편에게 한 접시 내어주고 나도 만족스럽게 먹습니다.

딸기는 비싼 편이기도 하고 달지도 않아서 자주 사 먹질 않았었는데...


아이들이 도착해서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딸기랑 블루베리를 내어줍니다.

"정말 달다." 하고 잘 먹어주니 행복합니다.

냉장고를 열면 달큼한 딸기가 몇 팩씩 있고 블루베리가 여러 팩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에 있을 봄방학동안 딸기와 블루베리에 질리도록 매일 과일을 챙겨주는 것은 엄마의 비장한 미션입니다.

배낭한켠 간식을 챙겨온큰아이

엄마가 좋아할 만한 간식을 사 온 큰아이와 미소만으로도 마음을 살살 녹이는 작은아이가 돌아왔습니다.

또 뭘 좀 해주나 궁리하다가 아이들이 먹다 남긴 과일접시를 보니 흐뭇합니다.

달콤한 딸기와 함께하는 아이들과의 시간

내 마음은  베리해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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